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유엔 미디어자료실 www.un.org
[시사포커스/윤성필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17년 대권도전 출마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유엔의 공식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반 총장이 방한 첫날부터 던진 메가톤급 메시지는 한국 정치권 전체를 뒤흔들었다.
반 총장은 25일 첫 일정으로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유엔 사무총장에서 돌아오면 한국 국민으로서 역할을 더 생각해보겠다.”고 밝히며 올해 말 임기 종료 후 구상을 말했다.
이어 반 총장은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 가서 고민, 결심하고 필요하면 조언 을 구할 수도 있다”고 말해 사실상 임기종료 후 대선 출마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강력히 시사했다.
또 반 총장은 “국가가 너무 분열돼 있다. 대통합을 선언하고 국가 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반 총장은 “정치 지도자들이 국가통합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당리로 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정쟁”이라고 비판했다.
심지어 반 총장은 한국 정치판의 분열상에 “창피하다”는 발언까지 하며 정치행태에 대해서도 비판적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마지막으로 반 총장은 '반기문 대망론'이 국내에서 거론되고 있음을 얘기하며 “(나에게) 기대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겠다” 며 사실상 대권도전을 시사하는 발언들을 거침없이 이어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저녁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이벤트홀에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주최한 '제주포럼' 환영 만찬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유엔 미디어자료실 www.un.org
이날 반 총장의 예상치 못한 강한 발언에 대해 정치권은 놀라는 분위기이다.
그러면서 여. 야의 평가가 극명하게 다르게 나타났다. 그의 출마의지는 현재 야권으로 기울어진 대선구도를 단 번에 뒤엎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은 환영일색이다. 그동안 대권주자의 폭망과 기근으로 당의 해체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극심한 내홍에 시달리는 새누리당은 당의 새로운 대안으로 반 총장이 구심점을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반 총장이 사실상 대권 출마의지를 피력한 것이다”며 “충청 대망론으로 구심점이 서고, TK를 포함한 영남에서 밀어주면, 충분히 가능하다며”며 이른바 충청TK연합론을 얘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야권은 경계와 비판을 이어갔다. 야권은 반 총장이 대권 경쟁에 뛰어들면 현재까지 야권에 유리하게 진행돼온 판세가 이전까지와 전혀 다르게 뒤집힐 수도 있다고 보고 날을 세우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한국대선은 아주 치열하기 때문에 외무 공무원 출신인 반 총장이 검증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라며 “만일 반 총장이 여권후보로 나온다면, 야권에서는 총선과 다르게 야권단일후보로 맞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고 긴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진짜 여권후보가 나타난 것 같다. 만일 반 총장이 나선다면 대권플랜을 개인후보가 아니라 야권전체가 새롭게 짤 수밖에 없게 됐다”며 “올 것이 온 느낌이다” 고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