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사례 그리고 '선견지명'

그간 정부는 푸드트럭 활성화 및 촉진을 위해 도시공원과 관광단지 및 하천부지, 체육시설 등으로 영업허용 구역을 늘려왔다. 그러나 이동성이 제한됐기 때문에 매출이 한계에 부딪혔다. 그러나 금년 하반기부터는 유원지·공원 등 영업허가를 받은 푸드트럭들이 출퇴근 시간대 및 점심 시간대에 사람이 붐비는 곳으로 옮겨 영업할 수 있게 됐다.
◆ 황교안 총리, 드론(무인기) 규제철폐 약속
푸드트럭 외에도 ‘융통성’을 보여준 예에는 무엇이 있는가. 파격적 가격 등으로 인해 세간에서 ‘대륙(중국)의 실수’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는 드론(무인기)이 있다.
지난 28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개최된 ‘고 드론 2016’ 행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는 “드론 운행에 필요한 안전체계 확립 및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과감히 제거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서 정부가 5차 규제개혁 장관회의에서 드론 사업범위 확대가 포함된 규제 혁신방안을 마련했음을 밝히고 “드론을 비롯한 새로운 융·복합 산업을 빠르게 성장시키는 것이 경제 재도약의 주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 말했다. 이 같은 신산업 지원·발굴 및 규제철폐가 경제 ‘재도약’에 꼭 필요함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드론 등 신산업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규제를 없앤 조치이지만, 아쉽지만 반박자 늦은 융통성이란 견해도 나온다.
◆ 온고지신, 소니 MD의 사례
과거에서 배울만한 사례는 없을까. 일본의 소니(SONY)의 예를 들 수 있겠다. 소니는 과거 MD(미니디스크)라는 자사의 기술 방식·표준을 '고집'하며 음악플레이어 시장을 ‘한때’ 장악한 바 있다. 물론 그들은 MP3 시장이 열리면서 애플 등에 패했고 MD는 사장됐다. 물론 MD는 MP3에 패배한 것이 아니라 플래쉬 메모리에 패한 것이지만 말이다.
90년대 ~ 2000년대 초 소니를 위시한 SHARP · Panasonic 등의 업체들은 MD관련 음악 재생·녹음 관련 기계들을 생산, 일본내수시장 및 북미시장에서 매니아 층을 확보하며 Walkman 신화를 이어가는 듯 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정확히 말하면 MD는 MP3에 패한 것이 아니다. MD는 삼성을 주축으로 한 메모리(플래쉬 메모리 등) 생산 업체에게 패한 것이라고 봐야한다. 즉 MP3는 음악파일(WMA 등)의 한 종류고 MD는 CD나 DVD와 같은 ‘저장 디스크’라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은 중소벤처기업들을 주축으로 ‘MP3 플레이어’라고 불리는 제품(64MB·128MB·256MB 등)들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었던 시기다. 물론 이때까지만 해도 음악애호가들 사이에선 “128MB에 노래가 20곡은 들어가느냐”라고 물으며 MD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그러나 삼성 및 국내기업들을 중심으로 플래쉬 메모리의 용량은 빠르게 커졌고 현재는 초소형 USB 메모리가 256GB(기가바이트)까지 시중에 팔리고 있는 상황이다. 즉 제 아무리 MD(미니디스크)가 카세트 테이프에 비해 작고 휴대하기 편하다고 해도 초미니 USB에 쓰이는 낸드 플래쉬 메모리의 크기를 따라갈 수 없었던 것이다.

◆ 늦었지만··· 그리고 '선견지명'
결국 소니의 사례와 앞서 언급된 푸드트럭 , 드론 등의 사례를 종합해보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선견지명에 의한 혁신은 대단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결국 어떠한 색다른 물건이나 색다른 생각이, 혁신이란 형태로 ‘현실화’ 될 수 있음을 캐치하고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시대다. ‘반박자’ 늦긴 했지만 드론 · 푸드트럭 등의 규제철폐는 일자리 창출 · 후발주자로서의 중국추격에 좋은 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요즘같이 LTE 통신속도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2009년 3G 통신이 쓰이던 시절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꾸역꾸역’ 3G 통신에서도 쓸 수 있는 아이폰3GS를 출시했던 것이 생각나는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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