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자구안 채권단 승인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제출안 자구안을 들여다보면 자회사 매각 및 임금 체계 개편, 인력 감축 등 고강도 자구안으로 꾸려졌다. 다만 삼성중공업의 경우 산은이 요구한 오너 경영진의 지원 등은 빠져 있어 자구안 최종 승인에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구조조정이 시급한 상황이라 일단 통과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 자구안은 약 3조 5000억 원 규모로 이뤄질 전망이다. 창사이래 첫 생산직 인력감축 카드를 꺼내들었고, 임금반납, 연장근로 폐지, 휴일근무 폐지 등 경영 합리화로 8000억 원 가량의 비요절감 효과를 기대할 것으로 여겨진다. 거기에 울산 현대백화점 앞 부지 등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1조 5000억 원, 하이자산운용, 하이투자증권 등 자회사 매각으로 1조 2000억 원 등이다.
삼성중공업은 산은이 요구한 삼성그룹의 지원책을 놓고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했지만 삼성그룹의 지원은 빠진 채 보안된 자구안대로 구조조정을 실행한다.
자구안은 당초대로 1조 5000억 원 규모로 두산엔진 주식, 거제 사원아파트, 게제 삼성호텔 매각, 경기 성남시 판교 R&D센터 등 자산 매각과 수시 희망퇴직을 포함한 인력 감축 방안 등 구조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주채권단인 산은은 삼성중공업이 처음 내놓은 자구안에 대해 그룹지원이 빠진 것을 두고 연일 압박을 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원을 내심 기대했던 산은은 원안이 빈약해 보완된 자구안을 요구했고, 삼성중공업은 그룹 지원은 배제한 수정된 자구안을 제출했다. 산은은 조선업 구조조정이 시급한 상황에서 “삼성그룹 지원은 없다”는 삼성측의 답변대로 일단 접고 보완된 자구안대로 실행에 옮기기로 결정했다.
지난 20일 삼성그룹 관계자의 전화통화에서도 “삼성중공업 자구안에 대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며 “그룹에선 삼성중공업 입장이 없는 게 그룹의 입장이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삼성엔지니어링 지원방안에 대해서도 “삼성엔지니어링은 자본 잠식상태여서 그룹지원이 불가피했지만 삼성중공업은 양호해 문제 자체가 틀리다”고 삼성그룹측이 선을 그어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그룹 지원책은 당장 현실성이 없다고 보고 자구안 승인을 결론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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