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로 인해 온 나라가 들썩거리고 있다. 하지만 도박의 폐해가 어디 하루이틀의 일이었던가.
도박은 현대만의 특유한 현상이 아니다. 선사시대부터 인간은 내기를 걸고 도박하는 것을 즐겼다. 희랍신화에서 제우스, 하디스 그리고 포세이돈은 주사위를 던져 우주를 천국, 지옥 그리고 바다로 나누었다. 세계창조의 신화는 이렇게 내기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이유에서, 각기 다른 과정과 경과를 거쳐 도박에 빠진다. 도박을 하는 패턴이나 도박에 빠지는 이유도 다양하다. 어떤 사람들은 즐기기 위해 도박을 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괴로움을 잊기 위해 도박에 빠진다. 돈을 따기 위해 맹목적으로 도박에 덤벼드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도박의 종류 역시 다양하다. 어떤 사람들은 경마나 경륜 같은 스포츠 경쟁게임에 열광하며 어떤 사람들은 복잡한 카드 게임을 선호한다. 슬롯머신이나 룰렛과 같이 단순하고 간편한 게임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도박에 빠진 상태의 위험성이나 그 수준도 각기 다르다. 지나친 도박을 하면서도 가족과 친구, 일을 생활의 중심으로 유지하는 도박자들이 있는 반면 도박이 완전히 생활의중심이 되어버려 그 외는 모두 부차적인 것이 되어버리고 도박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이혼, 해고, 신용불량, 법적 처벌을 불사한 채 눈앞에 몰락이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도박을 계속한다.
도박중독에 대해 풀어놓은 책, 한국습관성도박연구센터 이흥표 상담실장의『도박의 심리』가 새삼 주목 받고 있다. 이 책은 도박중독에 관한 국내 최초의 책으로 도박 중독의 원인과 증상, 발전과정, 가족 문제, 치료 등을 관계 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이 비교적 평이하게 풀어놓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 책은 4년간 마사회 상담실에서 직접 다양한 도박중독자들을 상담하면서 축적된 경험과 사례, 외국의 연구 성과들을 바탕으로 저술되었다. 지금까지 도박에 대해 소개한 글들이 단편적으로 도박의 피해를 나열하거나 이론을 부분적으로 소개하는데 머물렀다면 이 책은 도박의 역사와 사회적 문제 및 도박에 집착하고 계속하게 되는 내면의 심층심리를 체계적이고 알기 쉽게 다루고자 하였다. 또한 도박자 가족 내에서 흔히 일어나는 가족간의 역동과 잘못된 사례들을 포함하였고 심리학 분야에서 최근에 발달한 인지행동적 관점과 사회심리학적 해석을 통합함으로써 최근의 연구성과와 심리학적 설명을 균형 있게 다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