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경영 정상화 현금 확보가 관건?

삼성SDS가 사업부문별 분할 계획을 공시하면서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하겠다는 공시 내용이 알려지면서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재점화 되고 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이슈는 어제오늘 일이 아닌 뜨거운 감자로 여겨지는 것은 삼성SDS 지분에서 삼성그룹 총수 일가인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3남매의 보유 지분 합이 약 17%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변수 중 하나로 지목돼 왔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의 선택은…
증권가가 내놓은 지배구조 시나리오 중 하나로 삼성SDS 인적분할 후 각각 삼성전자, 삼성물산과 합병이다.
이 같은 시나리오로 진행되면 삼성전자-IT서비스와 삼성물산(상사)물류 BPO 사업연관성이 높고, 삼성물산 외형 확대 및 삼성SDS 순현금 1조9000억 원 이용이 가능하다.
반면, 삼성SDS 인적분할( IT서비스-물류BPO)에 이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간 보유지분교환 이후 삼성전자-IT서비스, 삼성물산-물류BPO 합병 단계를 거쳐야 한다. 게다가 단계에서 분할 비율이 IT서비스가 물류BPO 보다 크므로 삼성전자는 지분 교환 시 8:2로 가정할 경우 약 1조6000억 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또한 양사 모두 양도차익 과세가 발생한다.
더욱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소송 진행에 따른 추가 합병 부담이 있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NH투자증권 김동양 연구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관련 항소심에서 주식매수청구가격 상향조정 판결 이후,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편 추진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우려로 실적부진과 합병 관련 노이즈가 주가 약세에 일정부분 원인을 제공한데다가 기존 사업부문들의 단기 실적 전망이 현재의 높은 프리미엄을 설명하기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삼성물산의 사업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지배구조 개편도 필요한 시점이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지배주주 지배력 희석화, 오버행 이슈 발생, 지분양수 비용부담 등 제약 조건에 대한 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서초사옥 매각 여부 왜?
삼성SDS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물류BPO 사업 분화를 공식화한 가운데 삼성물산은 삼성SDS 사업부 부분합병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공시와 더불어 검토한 바 없다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삼성은 일차적으로 6월 3일 부인 공시를 했기에 향후 시장의 반응을 살피며 사업구조개편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 시점에서 삼성의 급선무는 삼성중공업 회생 작업과 매수청구권 이슈를 재 점화한 삼성물산 항고심이기에 조기에 급진적인 개편을 진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상반기에는 삼성물산을 비롯해서 계열사의 부실 요인을 정리하고 하반기 사업개편과정 간소화(주주총회 생략, 매수청구권 불허용, 사업개편일 감소)를 허용하는 원샷법 제도를 활용해 사업부 매각, M&A 등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는 삼성물산과 삼성SDS 물류BPO 합병 시나리오에 삼성물산 실적개선과 삼성전자 지분 확대를 위한 현금재원 확보, 삼성그룹 물류사업 일원화로 분석하면서 오너 지분가치 극대화는 적은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물산 정상화에 무게가 실려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수석연구원은 “현재 IT서비스(SI사업부, 아웃소싱)는 삼성전자 혹은 일부 사업은 외부로 매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삼성SDS의 일부 IT사업은 최근 삼성그룹의 신사업 동력과 삼성계열사의 중요 정보를 다루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SDS의 IT사업부는 컨설팅/SI, IT아웃소싱으로 구분된다. 전년 IT서비스의 매출은 5조 2,474억 원이고, 컨설팅/SI 비중이 32.7%, 아웃소싱 비중은 67.3%이다.
게다가 양사 합병 시 삼성물산-삼성전자 상호출자가 발생한다. 윤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4.1%를 보유 중이고, 삼성전자는 삼성SDS 22.6%를 보유 하고 있어 삼성물산과 삼성SDS 합병 전제 시 삼성전자의 삼성SDS 지분은 22.6%에서 7.5%로 줄어들지만 합병 후 1년 이내 상호출자 해소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윤 연구원은 “삼성SDS의 물류BPO 분할 매각이 쉽지 않다고 보면, 향후 삼성물산(삼성SDS)-삼성전자 사이의 상호출자 해소는 불가피한 반면 삼성물산이 삼성SDS에서 분할된 물류 BPO사업을 직접 인수 시에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사이의 상호출자 이슈는 없다”고 내다봤다.
관건은 삼성물산의 현금 확보 능력이다. 유보금이 많지 않은 삼성물산이 제일기획의 퍼블리셔스 매각에 실패한 상황에서 서초사옥 등 보유 건물을 매각해 현금 마련이 시급하다는 관측이 그래서 나온다. 삼성물산이 물류부문을 인수하기 위해선 현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에 서초사옥 매각설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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