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대출 규제, '악 선택?'
외화대출 규제, '악 선택?'
  • 하준규
  • 승인 2006.08.2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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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및 금리 리스크 관리및 노력 위축 우려
금융당국의 외화대출 규제가 기업들의 대출금 고정금리 전환과 환율 및 금리 리스크 관리 노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최근 외화대출을 사실상 전면 중단한 데 이어 통화스와프(Swap) 연계 대출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통화스와프 연계 대출은 은행이 기업에 변동금리로 외화대출을 해준 뒤 즉시 스와프 거래를 통해 고정금리 원화대출로 전환해 주는 상품이다. 한미간 금리 차이 때문에 대출금리가 일반 고정금리 대출에 비해 0.2~0.3% 포인트 정도 낮다. 이 때문에 최근 금리 상승기에 변동금리 대출을 상환하고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려는 기업들의 이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최근 한국은행이 창구지도를 통해 외화대출 자제를 촉구한 이후 통화스와프 연계 대출도 전면 중단돼 고정금리 전환 역할을 할 수 없게 됐다. 기업들이 원화로 빌린 뒤 원화로 상환하는 대출이나 은행이 외화 자금을 조달한 뒤 대출을 해야 돼 외화대출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통화스와프 대출 중단으로 고정금리 대출 확산 노력이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통화스와프 대출을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수단으로 많이 이용했으나 신규대출이 중단돼 고정금리 전환 노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스와프로 환위험과 금리위험이 모두 헤지된 대출을 일부 고소득 자영업자의 투기성 엔화 대출과 같은 맥락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환위험 관리 수단인 통화스와프 시장 위축도 우려되고 있다. 이 대출과 연계된 통화스와프 거래가 줄어들면 매매 반대 측인 기업들이 1년 이상 중장기 수출분의 환위험 헤지용 거래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금리스와프 시장의 20~30%에 불과한 통화스와프 시장이 위축되면 기업들의 환위험 관리 기법 발달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며 "극단적인 투기를 제외한 거래는 시장 원리에 맡겨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은은 원화대출을 통해 고정금리 전환이 가능한 데다 실수요 외화대출이나 환위험 관리용 스와프 거래에 대해서는 계속 허용하고 있어 은행권의 우려는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실수요가 아닌 외화대출을 자제하자는 취지일 뿐 기업들의 자금조달 통로가 막히거나 환위험 회피를 위한 스와프 거래를 금지한 것은 아니다"며 "스와프 시장에 일부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시장을 위축시킬 정도로 큰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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