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카드 대출 급증 주의보' 상황 아니다
금융감독당국은 30일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신용카드 대출 급증 통계가 실제와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고 `카드 대출 급증 주의보'를 내릴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김준현 금융감독원 여전감독실장은 이날 "한국은행과 금감원의 통계작성 기준이 달라 통계가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신용카드 대출은 급증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8일 `2분기 가계신용 동향'을 발표하면서 신용카드사들의 대출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용카드 대출이 전분기에 비해 3천654억원이나 증가했다고 우려했다.
김 실장은 "그러나 6월 말 현재 리볼빙자산을 제외하고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합한 21개 신용카드사들의 현금대출 잔액은 21조원으로 전분기 말에 비해 2천671억원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카드 대출 잔액은 한은 발표와는 달리 `카드 대란' 직후인 2003년 말 52조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해 지난 6월 말 현재 21조원을 기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한은 통계 오류의 원인과 관련, "한은은 가계신용보고서를 바탕으로 통계를 작성하는 반면 금감원은 매달 카드사들로부터 정기보고를 받는 등 보고 체계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은은 카드사 대차대조표 내의 자산 수치를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하고 있지만 금감원은 부외자산인 유동화자산을 감안해서 카드대출 수치를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이 발표한 카드대출 잔액은 지난해 6월 말 18조7천억원에서 9월 말 17조6천억원, 작년 말 18조원, 올 3월 말 17조6천억원, 6월 말 18조원 등으로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금감원이 작성한 카드대출 잔액은 지난해 6월 말 24조원에서 9월 말 22조5천억원, 작년 말 21조8천억원, 3월 말 21조3천억원, 6월 말 21조원으로 분기별로 꾸준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 실장은 "최근 영업실적이 호전된 일부 카드사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높은 현금대출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려할 필요가 없는 이유는 현금대출에 대한 수요 자체가 감소하고 있는 데다 연체율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카드사들의 부대업무 비중도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용카드사의 부대업무인 현금대출 비중은 2004년 말 43.4%에서 2005년 말 39.2%, 올 들어 지난 1분기 말 38.0%, 2분기 말 37.8%로 줄어드는 등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김 실장은 "하지만 감독당국은 현금대출 취급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면서 현금대출이 급격하게 증가하거나 카드사간 과당경쟁 등 이상 징후가 감지될 경우에는 즉시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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