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불확실성 커져 조직문화 개혁

재계 ‘빅4’인 이들 그룹이 현 상황을 위기로 간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브렉시트 여파로 인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외수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우선 재계 형님격인 삼성그룹 중 삼성전자는 대외변화에 대한 현 상황을 인식하고 최고경영자들이 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MC사업부에서 갤럭시S7 및 중저가 폰에서 실적 견인을 이끌고 있고 가전에서도 괄목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향후 5~10년 미래먹거리에 대한 확실한 게 없다는 게 고민이다.
삼성전자 최고경영자들은 사내게시판에 “10년 뒤에도 삼성전자가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존재할 지 장담할 수 없다며” “긴장을 놓지 말고 도전적인 하반기를 시작해 달라”고 위기의식을 갖고 일해 달라는 주문을 볼 때 올해를 그룹 성장의 분수령이라는 판단이다.
삼성그룹이 위기의식을 갖고 올해를 성장의 전환점으로 맞이하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문화 개편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현 상황을 미래에 대한 위기로 느낀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3월 스타트업 기업 문화를 선포하는 등 구글 애플과 같은 글로벌 기업처럼 규제에 얽매이지 않는 그룹으로 탈바꿈 해 하드웨어 그룹 체질에서 소프트웨어 기업 체질로 변신을 꽤하고 있다.
삼성전자 사내방송 SBC가 방영한 특별기획 ‘삼성 소프트웨어 경쟁력 백서 2부, 우리의 민낯’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으로 관리에만 지중하고 있는 삼성의 문제를 진단하며 기업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관행 타파를 주문하고 있는 것도 이 일환이다.
현대자동차 그룹 역시 하반기가 가장 중요한 시기로 보고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올해 현대기아차의 연간판매목표인 813만대 달성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7월 해외법인장 60명을 국내로 소집해 회의를 개최한다. 갑작스런 회의소집은 최근 브렉시트와 신흥시장 침체 등이 맞물리면서 연간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위기감에서다.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는 목표치인 400만대 보다 2.4%감소한 385만대에 그쳤다. 지난해도 목표치인 820만대에 19만대 모자란 801만대를 팔았다.
올해도 상반기 판매량 추이를 볼 때 올해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 해외법인장들을 소집 해외 주요시장 동향 파악과 하반기 판매 전략이 논의될 전망이다. 올해도 목표치를 달성 못하면 2년 연속 목표 달성이 정몽구 회장으로선 부담스럽기에 강도 높은 판매 주문이 예상된다.
LG그룹 구본무 회장 역시 지난 5일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임원세미나에서 최근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이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을 임원들에게 주문중이다.
최근 실적 전망이 어두운 MC사업부 조직개편은 발 빠른 대응으로 위기를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현재 LG그룹은 LG그룹은 브렉시트 이후 사업부문별 중심으로 외환시장 모니터링 강화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사업전략을 수립해 대응해 나가고 있다.
이정동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를 초청해 성장 해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진 것도 하반기 단기 및 중장기적 영향까지 면밀히 분석해 기회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다. LG그룹은 하반기 MC사업부를 신호탄으로 실적 개선이 힘든 곳을 중심으로 과감한 조직개편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SK그룹 최태원 회장도 현 상황을 위기로 판단하고 서든데스 시대에 기존 SK의 틀을 깨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며 사업·조직·문화 등에 걸쳐 강도 높은 개혁을 임직원에 주문중이다.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다며 임직원에게 변화와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자기자본이익률이 낮고 주가순자산비율이 1에도 못 미치는 상황으로 SK그룹의 수익성이 하향세에 따른 판단이다. 일하는 방식, 사업하는 방식, 자산 효율화 등을 언급하며 각 CEO들에게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 하반기 CEO 세미나 때 보고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모든 것을 바꾸기 위한 최 회장의 움직임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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