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서청원 출마론’, 與 전대 판 커지나
커지는 ‘서청원 출마론’, 與 전대 판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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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 출마 변수’ 전대 흥행 여부 가를 듯
▲ 8선의 친박계 맏형 서청원 의원의 당 대표 출마 여부에 새누리당 당권주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그간 유력후보로 점쳐져 온 최경환 의원의 이탈로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대한 관심이 자칫 가라앉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가운데 당내 최다선 거물인 서청원 의원의 등판 여부가 이를 만회할 흥행 변수로 주목되고 있다.
 
여기에 서청원 의원 역시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냉정히 일축하던 초반과 달리 거듭되는 친박계의 설득과 읍소에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지 현재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조건 거부’하던 이전과는 기류가 조금 달라졌다는 데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14년 7·14 전당대회 당시엔 김무성, 서청원, 이인제, 김태호 등 쟁쟁한 거물급 인사들이 후보로 나와 전당대회 흥행을 이끌었지만 이번 전대부터는 당 대표 선거와 최고위원 선거가 분리됨에 따라 당권에 도전했다가 낙마하면 최고위원 도전 기회까지 날리게 되는 만큼 이전보다 출마 여부에 대해 신중히 저울질하고 있어 거물급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일단 비박계인 김용태 의원이 지난달 27일 당내 후보군 중 처음으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친박계 이주영 의원이 지난 3일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고, 7일엔 같은 친박계인 이정현 의원까지 가세한데다 오는 10일엔 친박계 한선교, 비박계 정병국 의원이 각각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출마 선언하는 후보들 중 거물급 인사가 없다는 점이 전대 흥행에 걸림돌로 지적받고 있다.
 
이미 언급했듯 가장 이목을 끌어온 친박계 좌장 최경환 의원이 지난 6일 전대 불출마를 선언했고 총선 공천은 물론 복당 과정에서도 논란이 있었던 비박계 유승민 의원 역시 당권보다는 대권에 무게를 두면서 친박계와 비박계 모두 상징적 후보가 없다는 점이 문제인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친박계에선 ‘서청원 추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비박계에선 총선 후 원내대표 경선에 나온 바 있던 나경원 의원이 출마를 신중히 고민하고 있다.
 
이들의 출마 여부에 따라 ‘최경환 사퇴’ 이후 새누리당 전당대회의 판 크기가 좌우될 수 있어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친박 ‘서청원 출마’ 부채질…비박 ‘견제’에 사력
 
서청원 의원의 출마가 경선 흥행 여부를 판가름할 최대 변수인 만큼 현재 계파를 막론하고 주요 후보군은 모두 서 의원을 향해 눈이 쏠렸는데, 친박계 핵심 이장우 의원은 7일 서 의원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아직까지 서 전 대표께서 추가적 말씀은 없었다”면서도 “당이 이렇게 어렵고 많은 분들이 간곡하게 요청하기 때문에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지금 새누리당의 많은 분들이 당이 사분오열돼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당을 하나로 통합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분으로 그나마 경륜이 풍부하고 최다선으로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서청원 전 대표가 나서주기를 바라고 있다”며 “선당후사의 정신을 갖고 계신 만큼 많은 분들의 간곡한 요청에 심사숙고하리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반면 같은 친박계 의원인 홍문종 의원은 같은 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서청원 추대론’에 대해 “서청원 전 대표께서 고민하고 계시는데 또 서 전 대표가 절대 나와선 안 된다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다”며 견제하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앞서 홍 의원은 다른 친박계와 마찬가지로 최 의원의 당권 도전에 대해선 지지를 표해왔던 만큼 현재 친박계에서 지지하고 있는 서 전 대표에 대해 이 같은 발언을 했다는 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홍 의원은 “(서청원 추대론에) 찬성을 열렬히 주장하는 의원들만큼 반대를 얘기하는 분들도 상당히 많이 있어 제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 잘 모르겠지만 저 역시도 보고만 있는 입장”이라며 자신의 출마 여부에 대해선 “서청원 의원과 상의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서청원 출마론’이 새누리당 전당대회 최대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비박계도 이날 한층 격앙된 반응을 내놨는데, 유승민계로 꼽히는 이혜훈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친박들이 A를 내려고 했다가 A가 불출마하니 B를, 닭 대신 꿩 식으로 해서 몰려가서 누가 출마해달라 (하는 것은) 우리 계파가 당권을 잡아야 하지 않나, 이런 식으로 비칠 수 있을 것 같다”며 일침을 가했다.
 
이 의원은 이어 “우리 계파가 장악해야겠다, 이런 것들을 그만둬야 국민들의 선택을 다시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이미 고사하신 서 의원도 고사한 이유가 특정 계파가 당을 장악하기 위해 하는 행보가 국민들 눈에 볼썽사납게 보일까봐, 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고사한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또 그는 서 의원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영향력이 있다”고 평가했지만 “전당대회는 당 조직원만이 아니라 국민 여론이 반영되는데, 국민들이 친박 패권주의를 그만두라는 생각을 많이 갖고 계신 것 같다”며 결국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이미 출마를 선언했던 김용태 의원은 아예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까지 열고 ‘서청원 추대론’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저는 최경환 의원이 출마를 접으면서 지난 총선의 책임을 지고 친박패권이 자숙하고 새누리당의 미래를 위해 뒤로 물러서 줄 걸로 기대했지만 새누리당에선 여전히 친박패권이 더 새누리당을 이끌어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보인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김 의원은 서 의원을 겨냥해 “언제까지 당내 패권주의에 매몰되어 국민과 동떨어져 살 건가”라며 “서청원 의원은 당 대표 경선에 나서 국민과 당원에게 심판받기를 바란다”고 도발하기까지 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이번 당 대표 경선 구도는 과거로의 회귀냐, 현실과의 어정쩡한 봉합이냐, 새로운 미래의 시작이냐, 이 셋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역사의 시계바늘을 되돌리려는 세력, 과거의 유산과 전통에만 매달리는 세력, 도도한 민심의 요구를 거스르는 세력과 떳떳하게 맞서 이기겠다”고 친박계와 ‘결판’을 내기 위한 정면대결을 선언했다.
 
◆ 친박 ‘서청원’ 저지에 비박 ‘나경원’ 나서나
 
여기에 지난달 24일만 해도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표명했던 비박계 나경원 의원까지 서 의원 추대론이 일자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는데, 지난 6일 나 의원은 조선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당대회를 통해 당 중심이 친박 주류에서 (비주류 쪽으로) 좀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야 총선 민심에 부응하는 것”이라며 “그런 모습을 만들어가는 데 내가 역할을 해야 한다면 움직여야 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나 의원이 서청원 의원이나 최경환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설 경우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겠다고 밝힌 적이 있는 만큼 서 의원이 출마할 경우 나 의원도 자신의 당선 여부보단 전당대회가 친박계 의도대로 흐를 가능성을 일단 저지하기 위해 출마를 결정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불과 두 달 전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나 의원이 예상보다 큰 표 차로 고배를 마셨던 만큼 서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전대에 출마할 것이란 전망은 섣부른 예단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 친박계 이정현 의원이 7일 새누리당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시사포커스 / 원명국 기자

이런 가운데 7일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최근 보도개입 논란에 개의치 않고 결국 당 대표 출마를 강행했는데, 서 의원에 집중하고 있는 친박계 상황을 의식한 듯 이날 오전 새누리당 당사에서 가진 출마 공식 선언 회견 중 “어제 불출마를 권유하는 내용의 문자를 받은 게 카메라에 포착됐는데 어떤 고려를 했느냐”는 질문을 받자 이 의원은 “많은 사람들이 격려해주기도 하고 또 다수의 사람들은 이번에 접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유하지만 판단은 여러 가지를 감안해 제가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친박계가 ‘서청원 출마론’에 집중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저는 오늘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출마는 곧 경선에 나간다는 얘기”라며 단일화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마찬가지로 친박계 후보인 이주영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한수진의 시사 전망대’에 나와 ‘서청원 추대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서 의원님은 저희 새누리당의 원로로서, 당 대표로서 능력이 충분한 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그런 의미에서 추대론이 아닌가”라면서도 후보 단일화에 대해선 “선의의 경쟁을 통해 당원과 국민의 뜻을 묻는 것이 민주정당의 모습이다.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처럼 서 의원 출마 여부에 친·비박 당권주자 모두 촉각을 곤두세운 가운데 당 대표 경선에 걸맞게 무게감 있는 거물급 후보들이 결국 출마를 단행하게 될 것인지 1달여 앞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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