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포커스/윤성필 기자] 한 개인의 무책임한 행동과 돌출행동으로 한국이 4조원을 부담하면서 얻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부총재 자리를 내놓게 되었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AIB가 새로운 공모를 통해 홍기택 리스크 담당 부총재(CRO) 보직을 국장급으로 강등하고 새 부총재직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이는 갖은 돌출행동으로 물의을 빚은 홍기택 부총재의 6개월 휴직을 사실상 사임을 확정하고, 새 후임자를 한국인이 아닌 다른 외국인으로 대처하겠다는 뜻이다.
실제 AIB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신설 재무담당 부총재, 재무국장, 회계국장, 위험관리국장 직을 모집한다는 공지를 게재하면서, 기존 홍 부총재의 CRO(투자위험관리 부총재) 직은 위험관리국장으로 강등되고 기존 재무담당(CFO)자리를 부 총재급으로 격상해서 모집하고 있다.
이미 재무담당 부총재 자리에는 프랑스의 티에리 르 롱구에마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은 4조3000억원의 분담금을 내 지분율 5위이면서, 지분율이 7위인 프랑스에게 그나마 있는 부총재직까지 뺏기게 되는 셈이다.
이것은 AIB의 중요한 국제경제 정책에서 한국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이 자칫 국제기구에 돈만 내고 소외되는 꼴을 낳을 수 있다.
홍 부총재의 개인 돌출 행동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 인수위 시절부터 “나는 낙하산 친박이다”며 자랑을 일삼으면서, 기자들을 피하느라 맑은 날에도 검은 우산을 쓰고 다녔다.
더구나 산업은행장으로 갔을 때도 부실문제가 도마에 오르자, 국회에서 형편없는 답변이나 무책임한 언행으로 일관해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에서도 문제를 삼았다.
또 AIB 부총재로 갔을 때도 대우조선해양지원 방안이 논의된 청와대 ‘서별관회의’를 언급하며 자기책임을 면하고 정부쪽으로 화살을 돌리는 언론 인터뷰로 파문을 일으켰다.
이어 대우조선의 대규모 분식회계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오고, 본인의 책임론이 나오자 돌연 AIIB에 6개월간 휴직계를 내고 사라졌다. 그는 곧 검찰조사가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도저히 감이 아닌 사람이 산업은행장과 AIB 부총재를 했다”며 “자기그릇이 안 되면 일찍이 접어야 되는데, 자리욕심만 챙기다가 결국 나라망신까지 시켰다” 며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