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만족도 ‧ 근속율 높아 이직 심한 청소년 일자리 대체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은 35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했지만 유독 청년 취업인구만 감소, 청년 실업문제가 갈수록 심각해 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 실업률을 보면 전년 동월과 비교할 때 50대 0.4%포인트, 60세 이상 0.1%포인트씩 하락했지만 15~29세 청년층(10.2%→10.3%)만 유일하게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중장년층이 고용률 상승을 이끈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시니어 취업률이 물류와 유통은 물론 업무지원, 돌봄서비스 분야로 까지 확대되면서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현상은 퇴직한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준비 안된 노후설계와 미취업 자녀들로 인해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든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와중에 유한킴벌리 등 대기업들이 이들 5060세대를 위한 일자리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일하는재단과 함께 55세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시니어케어매니저 양성 및 활동 지원 사업’ 참여자를 모집 중이다. 이들 시니어케어매니저는 일정 기간 교육을 받은 후에 5개월 동안 75개 노인시설에 파견되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인지활동을 지원하는데 투입된다. 또 어르신들의 위생(배변), 낙상(욕창)예방 등의 활동을 소화하게 된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고령화문제 해결과 시니어 비즈니스 육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니어들의 사회 참여 확대와 시니어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면서 “현재까지 총 26개의 (시니어케어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소기업 육성과 211개의 시니어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최근 단체급식 및 외식주방 보조 등에 500여명의 시니어 사원을 채용했는데 앞으로 1,000여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시니어 사원들은 전국 300여개의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사업장에서 주 5~6일, 40시간 근무하면서 월 150~180만원의 임금을 받는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013년부터 기업과 사회가 함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실버택배’ 사업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실버택배는 시니어들이 전통시장이나 아파트 단지 등에서 전동 카트나 전기 자전거로 물품을 배송하는 사업이다. 현재 서울, 부산, 경남 등 80여개 거점에서 560여 명의 시니어 사원이 활동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서울 은평구와 부산 동구 등 기초자치단체를 비롯해 LH공사, SH공사 등과 제휴해서 연말까지 시니어 일자리 1,000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실버택배는 택배차량 진입이 어려운 신축 아파트 단지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면서 “시니어 인력 역시 일자리를 통해 생의 활력은 물론 소득을 얻을 수 있어 양자가 상생할 수 있는 사업이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9월부터 오는 8월까지 1년 동안 노노홈케어 사업을 벌이고 있다. 노노홈케어란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프로그램으로 건강한 어르신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가정을 방문해 돌보는 복지 프로그램이다. 이 사업은 돌봄 서비스 인력 부족문제를 해결하고 노인 유휴인력을 채용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은 노인을 활용해 하는 만큼 가벼운 집안청소와 산책 동행, 말벗하기 등 다소 가벼운 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홀로 지내는 어른신들은 이들이 찾아오는 것 만으로도 많은 위안을 받는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도 실버채용이 뿌리를 내리면서 많은 분야에서 노사 모두에게 만족감을 높여주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2010년부터 매대 관리, 쇼핑 도우미, 캐셔 등의 분야에서 500여명의 시니어 사원을 채용해 오고 있으며 홈플러스도 2008년부터 만 50~65세를 대상으로 매년 800여명의 실버사원을 채용하는 등 안정적인 일자를 지원해 오고 있다.
이밖에 CJ CGV가 지난 2012년 10월부터 시니어 사원인 ‘도움지기’를 채용해 서울‧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도움지기는 매점 제품 준비, 영화 상영 준비, 청결 지원 업무 등을 담당하는 60세 이상 시니어 사원을 일컫는다.
공기업 중에서 한국토지공사(LH)가 노인 일자리 창출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LH는 시니어사원 1,000명을 선발해서 지난 6월부터 LH임대아파트 시설물 안전점검과 단지 환경정비, 입주민 생활지원 서비스 등의 분야에 투입하고 있다. LH는 이에 앞서 입주민 자녀의 방과 후 학습지도 서비스인 ‘꿈높이 선생님’ 시범사업을 위해 전직 초등교사 30명을 채용하기도 했다.
서비스업계 관계자는 “시니어분의 업무 만족도가 젊은층에 비해 월등한데다 경제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이들의 장기 근속율이 높다”면서 “회사 차원에서도 이직률이 높은 청년층을 선발하는 것보다 유리한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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