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투자 늘려야 하나

국민연금이 시간이 지날수록 고갈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빠르면 2040년 늦어도 2060년 이후면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이 예상되면서 국민연금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각계에서 봇물 터지듯이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 활용방안을 놓고 시민사회단체 및 정치권에서도 제기하면서 각종 방안이 나오고 있지만 실효성 문제를 놓고 비판만 난무하는 상황이다. 국민연금 기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공단 역시 앞으로 줄어가는 국민연금 기금 활용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기금운영본부 역할 중요해지나
국민연금공단은 주식투자로 안정적인 운용과 수익을 내면서 기금 고갈 속도를 지연하는데 어느 정도 기여를 하고는 있지만 낮은 수익률과 높은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마땅한 투자처도 없어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최근 대우조선이 5조4000억 원에 달하는 분식회계를 한 혐의로 검찰 조사 중인 가운데 국민연금공단이 이곳에 투자하다 2400억 원대 손실을 입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수백억 원대의 손해보상 소송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식회계로 손해를 배상하라며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낸 첫 사례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이 낸 돈으로 기금을 주식에 투자하면서 수익을 내 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적립금 규모만 지난해 기준으로 500억 원을 넘어섰고 2040년엔 그 규모가 2300조 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기금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국민연금공단 설립목적이 가입자들의 안정적인 노후소득 보장이며, 이런 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투자처를 물색하고 투자수익률 제고에 힘써야 한다. 그러나 이번 대우조선해양에 투자하다 수천억 원의 손실을 입은 것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혈세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외에 국민연금공단은 기금운영본부 공사화 추진 논란에도 휩싸이면서 지역갈등에 자유롭지 못했다. 기금운영본부 공사화는 국민연금의 전문성을 강화해 높은 수익률을 내자는 취지에 따른 조치였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안정적인 노후소득을 보장해야 하는 목적에 따라 안정적인 기금 운영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높은 수익률을 내는 위험성 투자를 위한 기금운영본부 공사화는 그동안 물거품 됐다.
공단에서는 2040년까지 2400조 원대에 달하는 기금을 운영하기 위해선 조직과 역량이 필수라고 보고 기금운영본부 공사화가 필요했던 부분이다.
그러나 김성주 의원은 올해 1월 “국민연금공단 본사가 전주에 있는 만큼 기금본부도 전북도민의 민심과 같이 가야 한다”며 “무리하게 공사화를 추진해 기금본부를 서울에 둔다면 야당과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래서 지난 13일 문형표 이사장은 “기금운영본부 공사화 논의는 중단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며 그동안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대체투자 수익 다변화 어디에
국민연금공단은 기금운영본부 공사화 추진이 물거품이 됐지만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 대체투자 강화에 포석을 맞추고 인사를 단행하는 등 조직 정비에 나선 모양새다.

공단이 대체 투자 강화를 위한 첫 단추로 해지펀드 투자에 나서고자 재간접펀드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고 1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가고 국내 경제성장률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등 수익률 내기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수익률 향상이 급선무로 판단한 공단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고 헤지펀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2020년까지 기금의 30%이상 해외투자 비중을 높여 확대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기금 규모가 커지는 것에 반해 국내 주식 시장의 파이가 더 이상 커지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자 다변화를 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지난해 국민연금 대체투자 수익률은 13.3%로 전체 수익률 4.5%대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기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수익률을 높여 국민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따라 대체투자를 늘리는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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