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원 두산 전무 “광고계의 천재?”
박서원 두산 전무 “광고계의 천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두타면세점 경영능력평가하기엔 시기상조, “대체적으로 무난”
▲ 재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박서원 두산 전무가 두타면세점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여부를 놓고 세인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사진은 박서원 전무 ⓒ두산
[시사포커스 / 강성기 기자] 박서원 전무가 진두지휘하는 두타면세점이 프리오픈한지 2개월이 지났다. 출범 초기에 하루 1억원에 불과한 매출액이 4억원대로 껑충 뛰었지만 더 이상 늘지 않고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경영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지만 능력을 평가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정도면 선방하고 있지 않냐”는 것이다. 

지난해 두산그룹 광고계열사인 오리콤의 박서원 크레에이티브총괄(CCO) 부사장이 두산 유통 전략담당 전무로 선임되면서 경영 일선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자리는 새 먹거리로 떠오른 면세점 사업을 책임지는 자리다. 두산은 면세점 진출을 계기로 소비재 사업으로의 복귀를 꿈꾸고 있다. 중공업 부문이 세계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면세점을 통해 과거 본업이었던 소비재 사업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때문에 박서원 전무의 등장은 재계의 시선을 받기에 충분했다.

박서원 전무는 당시 인사가 있기 전까지만 해도 ‘재계의 이단아’로 불리면서 그룹 오너 일가와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그의 행보는 다소 파격적이라고 할 만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시원하게 밀어부친 민머리와 팔뚝에 새긴 문신은 보는 이로 하여금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게 한다.

박 전무는 빅앤트인터내셔널을 운영하던 2014년, ‘바른생각’ 이란 브랜드의 콘돔을 위탁 생산하면서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박 전무가 콘돔 사업에 뛰어든 배경은 콘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콘돔을 구입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풍토를 없애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콘돔 사용이 일반화되면 미혼모도 크게 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빅앤트인터내셔널은 뉴욕 비주얼아트스쿨에서 함께 공부하던 친구와 함께 설립한 광고회사로, 당시 반전포스트 ‘뿌린대로 거두리라’ 라는 작품으로 국제 광고제에서 이름을 알려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박 전무는 세계 광고인의 등용문이라 할 수 있는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 출신이다. 지난 2009년 반전을 테마로 한 광고 작품으로 5개 주요 국제 광고제를 석권하는 등 광고계에서 꽤 지명도가 있는 인물이다.

박 전무는 두산그룹이 운영하는 두타면세점 개장과 더불어 국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눈에 받았다. 그동안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분할해온 면세점 시장에 후발주자인 갤러리아면세점63, 신세계면세점, 신라아이파크면세점, SM면세점, 두타면세점이 가세하면서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것이다.

박 전무는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면세점 중 유일하게 새벽 2시 심야영업이라는 처방을 내렸다. 박 전무의 차별화된 전략은 일단 성공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후 9시 이후 심야 매출이 전체의 30% 가량 차지하는데다가 동대문의 다양한 먹거리와 야간 상권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면서 이들의 동선이 자연스럽게 두타면세점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심야시간에 이곳 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기다가 배가 고프면 인근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갖가지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낮에는 관광을 하고 밤에는 이곳에서 여유롭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중국관광객들은 두타면세점의 심야영업에 대해 호감을 나타냈다. 특히 한국전통공예품을 구입할 수 있는 ‘한국문화관’과 ‘디자이너 전용편집샵’ 등 다른 면세점에서는 볼수 없는 프로그램이 외국 관광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20일 오픈한 두타면세점의 성적표를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두산 내부에서는 “그리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사실 두타면세점은 개점 초기에 일평균 매출액이 1억원선으로 별로 좋지 않은 출발을 보였지만 한달이 넘어서면서 일평균 매출이 4억원까지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당초 목표로 잡은 개점 첫해 매출 목표액 5000억원을 달성하려면 일평균 매출액이 13억원을 넘어야 하는데 지금 실정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타면세점이 매출 목표액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명품 브랜드 입점이 빨리 해결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두타면세점 측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두타면세점은 “루이비통과 샤넬 등 고객을 유도할 수 있는 명품 브랜드가 없어 매출액을 달성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그러나 다양한 브랜드 입점을 추진하면서 할인 이벤트와 선불카드 증정 등의 마케팅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시기에 한 조사기관이 면세점 브랜드 평판지수를 발표해 주목을 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9개 면세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브랜드평판지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두타면세점의 브랜드 평판지수가 8위(139,516)를 기록한데 이어 6월에는 5위(179,492), 7월에는 다시 8위(68,241)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면세점은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JDC면세점, 갤러리아면세점, 동화면세점, SM면세점, 두산면세점, HDC신라면세점 등이다. 5월 지수가 14만점에 육박한 것은 박서원 전무의 효과가 많이 작용하면서 두타면세점이 세인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6월에 5위를 기록하면서 대체적으로 선방한 것은 두타면세점의 광고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추측되지만 7월 들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하겠다. 7월 수치는 박 전무의 후광과 광고효과가 떨어진 시점에서의 나온 만큼 이 지수가 고착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브랜드 평판지수가 자리를 잡기위해서는 대략 1년간의 추적조사가 필요하다”면서 “면세점 지수는 이젠 시작하는 단계이니 만큼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이들 면세점에 대한 브랜드 평판지수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활동 빅데이터를 참여지수와 소통지수로 분석해서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참여지수는 온라인상에서 ‘네티즌들이 얼마나 많이 브랜드를 언급했는지’ 와 ‘어느 매체에서 언급됐는지’ 등을 따져서 수치상으로 나타낸 것이다. 소통지수는 ‘블로그와 카페가 네티즌에 미치는 영향력’을 수지로 따진 것인데 브랜드와 카페의 샘플은 최대 수만개에 이른다.

과거 두산은 코카콜라와 OB맥주 등의 브랜드를 가지면서 소비재 그룹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매출의 절반 이상을 소비재 부문에서 냈다. 박서원 전무가 두산의 화려했던 그 시절만큼이나 소비재 그룹으로의 변신에 성공할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