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삼양사 ‘차세대 감미료’ 놓고 격돌
CJ제일제당‧삼양사 ‘차세대 감미료’ 놓고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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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글로벌 시장 19조원으로 확대…내수도 3,300억원 예상
▲ 차세대 감미료로 부상하는 ‘알룰로스’가 비만을 완화시키는데도 효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선두주자인 CJ제일제당과 후발주자인 삼양사 간의 시장 셰어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사진은 삼양사(좌) CJ(우). ⓒ삼양사
[시사포커스 / 강성기 기자] 현대인의 식생활 패턴 변화와 부족한 신체활동은 비만을 유발하기 충분하다. 비만은 단순히 체형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고협압, 당뇨, 심혈관계 진환 등 다양한 성인병의 주요 원인이 된다. 최근 설탕이 비만 유도를 가속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설탕이 ‘공공의 적’으로 취급받기에 이르렀지만 이미 단맛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에겐 ‘가까이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멀리할 수도 없는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단맛은 있으나 칼로리가 설탕보다 적은 대체 감미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관련업체가 설탕을 대체할 수 있는 감미료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감미료 시장에서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업체는 다름 아닌 CJ제일제당. 지난 1953년 국내 최초로 설탕사업을 시작한 CJ제일제당은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대체 감미료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설탕시장은 생산량 기준으로 약 90만톤. 이중 CJ제일제당과 삼양사 그리고 대한제당이 각각 46%, 32%, 22%의 점유율로 분할하고 있다.

최근 들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설탕 시장 규모는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액상당과 감미료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체 감미료 글로벌 시장 규모가 지난해 15조원에서 2020년까지 19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으며 국내시장 역시 2015년 2,100억원에서 2020년 3,300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CJ제일제당, 설탕처럼 달지만 칼로리 설탕의 5% 불과한 ‘알룰로스’ 개발

이 같은 추세를 반영이라도 하듯 업계에서도 ‘설탕처럼 달콤하면서도 인체에 무해한’ 대체 감미료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결국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당도가 설탕의 70%에 이르지만 칼로리는 설탕의 5%에 불과한 ‘알룰로스’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2007년부터 대량생산에 필요한 효소 개발에 착수해 과당을 알룰로스로 대량 전환할 수 있는 고효율의 효소를 개발한 것이다. 화학적 공법이 아닌 효소를 활용해 알룰로스를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점에서 보다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세계 최대의 감미료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알룰로스를 차세대 감미료로 육성해서, 5년 후인 2020년에 글로벌 매출 7,000억원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알룰로스는 건포도, 무화과, 밀 등에 극히 미량으로 존재하는 당 성분으로 설탕과 비슷한 단맛을 내면서 칼로리는 제로 수준이어서 기존 감미료 시장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시리얼과 음료 등 다양한 가공식품에서 설탕을 상당 부분 대체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단가가 설탕에 비해 2배 이상 비싸다는 점이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이 같은 점을 인정하면서도 향후 시장 가능성이 워낙 큰 만큼 결코 놓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양사, 8월부터 ‘알룰로스’ 대량생산 돌입 … CJ제일제당에 선전포고

CJ제일제당의 독무대인 알룰로스 시장에 삼양사가 가세했다. 삼양사는 알룰로스의 식약처 인허가를 승인 받아 8월부터 대량 생산체제에 돌입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에 인허가를 받은 삼양사의 알룰로스는 ‘천연 식품 유래 균주’를 사용한 만큼 설탕과 가장 유사하다는 것이다. 삼양사는 2012년부터 알룰로스 연구에 착수한지 4년 만에 이루어낸 쾌거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이에 앞서 삼양사는 지난해 7월 올리고당을 내놓으며 국내 대체감미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양사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된 알룰로스는 저칼로리 외에도 체지방 축적 억제, 혈당 상승 억제 등의 건강 기능성까지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삼양사는 카톨릭대학교 성빈센트 병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알룰로스에 복부지방 축적억제 기능이 있음을 임상적으로 증명했다. 삼양사는 “알룰로스를 통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대체감미료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알룰로스, 비만완화에도 효과 있어” 최명숙 경북대 교수연구팀 밝혀

알룰로스의 뛰어난 효능은 최근 한 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에서도 입증됐다.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은 최명숙 경북대 교수연구팀은 20일 “설탕 대체제로 알려진 알룰로스가 비만까지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최 교수팀은 실험용 쥐에 알룰로스를 투여해서 체중감량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실험용 쥐에 16주 동안 알룰로스를 급여한 결과, 알룰로스를 섭취한 쥐가 섭취하지 않은 쥐보다 체중은 약 25%, 전체 지방량은 약 62%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연구팀은 과당을 알룰로스로 대량 전환할 수 있는 고효율의 효소를 개발하고 관련 기술을 CJ제일제당에게 이전했다. 제일제당은 이를 바탕으로 알룰로스 생산라인을 갖추고 2015년 6월 생산에 들어갔다.

최명숙 교수는 “알룰로스는 소장 내 지방 흡수를 방해하여 지방의 배설량은 크게 증가시키고 체지방 산화작용도 도와주는 기능을 한다”면서 “이 같은 특징으로 체중과 체지방 감량 효능을 동시에 나타내는 차세대 기능성 대체 감미료로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 교수 연구결과는 관련분야 학술지인 ‘몰레큘러 뉴트리션 앤드 푸드 리서치(Molecular nutrition & food research)’ 9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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