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백신 보령바이오파마 일양약품 가세하면서 춘추전국시대 예고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4가 독감백신은 영국계 글로벌 제약사인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 ‘플루아릭스 테트라’가 유일했지만 녹십자와 SK케미탈이 지난해 말 출시허가를 받고 조만간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다 최근 한국백신과 보령바이오파마가 품목허가를 얻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 3가 독감백신 시장이 4가 독감백신시장으로 급격하게 재편성되면서 선두주자인 GSK와 이를 추격하는 후발주자들간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4가 독감백신이란 독감 바이러스 가운데 A형 2종과 B형 2종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으로 3가 독감백신(A형 2종과 B형 1종 예방)의 개량 백신이다. 4가 독감백신은 1978년 3가 독감백신이 소개된 이후 거의 40년 만에 한 단계 진화된 독감백신으로, 4종류의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1회 접종으로 얻을 수 있다.
3가 독감백신은 한번 접종으로 이들 3가지 종류의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4가지를 예방할 수 있는 4가 독감백신에 비해 취약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안고 있다. 따라서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FDA)도 4가 독감백신이 독감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권하고 있다.
SK케미칼, 내달 ‘스카이셀플루4가’ 출시 앞두고 6개 도시서 런칭 심포지엄 개최
SK케미칼은 내달 4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 출시를 앞두고 지난달 16일 대전을 시작으로 서울, 인천, 대전, 광주, 대구, 부산 등 6개 도시에서 런칭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행사는 성공적인 임상결과와 4가 독감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SK케미칼은 이에 앞서 지난 12일 판교 본사에서 JW신약과 4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에 대한 공동 판매 협약을 체결했다. ‘스카이셀플루4가’는 8월말 국가출하승인, 즉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번 협약으로 올 가을부터 SK케미칼은 기존 병의원에서, JW신약은 피부과 비뇨기과 성형외과 등 클리닉 의원가에서 ‘스카이셀플루4가’의 영업과 마케팅 활동을 펼치게 된다. JW신약은 기존에 갖고 있던 클리닉 시장에서의 공고한 영업·마케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접종자의 편의성 향상과 국내 독감백신 시장 확대에 일조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제품은 세계 최초로 세포배양 방식을 활용해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 독감백신 제조 방식은 바이러스 배양 방법 차이로 크게 두 가지 나뉜다.
전통적인 제조방식은 유정란을 이용하는 것이다. 전 세계 거의 대부분의 백신 제조사들이 사용하는 이 방식은 오랫동안 쓰이면서 충분한 안전성을 확보한데다 생산기술도 최적화돼 생산단가 면에서도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른 방법은 세포배양 기술을 이용하는 세포배양 방식이 있다. 동물세포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배양한 뒤 백신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유정란 배양 방식의 독감백신과는 생산 기간이나 효과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케미칼이 개발한 세포배양 방식은 계란을 사용해 백신을 생산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무균 배양기를 통해 생산되는 세포배양 기술을 도입해 항생제나 보존제가 사용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SK케미칼 전광현 LS Biz. 마케팅부문장은 “JW신약과의 공동 마케팅을 통해 4가 독감백신을 안정적으로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녹십자, 이달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멀티주’ 국가출하승인 받아
녹십자는 이달 4가 독감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멀티주’의 국가출하승인을 받았다. 이 제품은 성인 10회 투여분에 해당하는 멀티도즈 바이알 제형으로, 국내 제약사가 이 제형의 4가 독감백신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녹십자는 이미 지난해 11월 국내 제약사 최초로 4가 독감백신을 프리필드시린지 제형으로 허가 받았고 올 4월에는 싱글도즈 바이알 제형으로 허가 받았다.
녹십자가 독감백신을 여러 제형으로 개발하는 이유는 내수와 수출 시장 환경에 따른 맞춤형 전략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녹십자가 기존에 수출하고 있는 3가 독감백신의 제형도 국내 시장에서 널리 쓰이는 프리필드시린지가 아니라, 싱글도즈와 멀티도즈 바이알이다. 특히 멀티도즈 바이알 제형은 유통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 때문에 싱글도즈 보다 더 많이 수출된다.
녹십자는 수출 주력 제형으로 4가 독감백신의 WHO 사전적격성평가 인증을 획득해 글로벌 독감백신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녹십자가 기존 3가 독감백신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 평가 인증을 받아 중남미 국제기구 입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어 4가 독감백신의 활약도 기대해 볼만하다는 평가다.
지희정 녹십자 전무는 “기존에 집중하고 있는 국제기구 입찰 시장은 물론 각 국가별 민간시장 공략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4가 독감백신 선발주자인 GSK에 이어 녹십자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멀티주’가 이달 국가출하승인를 받았고 다음달 SK케미칼 ‘스카이셀플루4가’ 국가출하승인을 앞두고 있어 올 가을에는 3파전이 확실시 되고 있다.
또 한국백신 ‘코박스플루4가PF’와 보령바이오파마 ‘보령플루V테트라백신’이 이달 품목허가를 받은데다 일양약품도 임상시험을 마치고 시판허가를 신청해 놓은 것으로 알려져 이들 제품이 모두 출시될 경우 4가 독감백신시장은 6개업체로 늘면서 치열한 시장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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