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동료 환자 살해
정신질환 동료 환자 살해
  • 문충용
  • 승인 2006.09.0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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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 환자 관리 허점 드러나...
정신병원 내 폐쇄병동에 입원한 30대 환자가 같은 병실 동료 환자를 목졸라 살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3일 동료 환자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김모씨(34)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11시20분께 광주 동구 운림동 C정신병원 폐쇄병동 안에서 잠을 자고 있던 하모씨(25.다운증후군 2급)의 목을 수건으로 졸라 살해한 혐의다. 김씨는 범행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오후 1시께 병원 3층 휴게실에서 TV를 보고 있던 또 다른 동료 환자인 정모씨(52)의 목을 졸라 살해하려다 병원 직원들의 제지로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2003년 4월 강간치상 혐의로 구속됐으나 정신질환 등을 이유로 치료감호 처분을 선고받고 같은 해 4월 공주감호치료소에 입소한 뒤 지난 3월 출소했으나, 정신분열 증세가 재발하면서 지난달 11일 이 병원에 재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찰에서 "병원생활이 답답하고 가족들도 영치금조차 넣어주지 않는 등 무관심한 데 불만이 쌓였었다"며 "범죄를 저지르면 시설이 보다 편리한 공주치료감호소에 다시 갈 수 있다고 판단,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병원측은 같은 병실에 10여명의 환자가 함께 생활하고 있음에도 김씨를 상대로 격리 수용이나 집중 관찰 등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은데다 폐쇄회로(CCTV)도 설치돼 있지 않는 등 정신질환자 관리에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밝혀졌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 특성상 환자간 다툼이 종종 발생해 사건 전날 발생한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김씨도 이후 별다른 행동을 보이지 않아 격리수용 등의 강제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이날 숨진 하씨를 상대로 부검을 실시하고, 가해자 김씨에 대해서는 정신감정을 의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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