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경기침체 장기화 및 노조파업에 발목 잡혀

현대자동차는 상반기 판매 목표 달성에 못미친 상황에서 실적까지 부진하는 등 울상인 가운데 7월에도 판매량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기아자동차는 상반기 판매량이 다소 부진했지만 실적이 개선돼 웃음꽃을 피웠지만 7월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7월 판매량은 국내 4만7,879대, 해외 29만1,394대 등 세계시장에서 지난해보다 5.1% 감소한 33만9,273대를 판매했다. 기아자동차는 4만4,007대, 해외 18만5,000대 등 전년 대비 2.3% 감소한 총 22만 9,007대를 판매했다.
◆신흥시장 침체 판매량 ‘비상’
현대차는 상반기 신흥시장 수요 부진의 영향으로 국내공장 수출 물량이 감소하면서 판매량이 줄었다. 고정비 상승과 신흥국 통화 약세 부담이 지속된 것이 전년 동기대비 상반기 실적이 부진한 원인이었다.

기아자동차는 유럽·미국 공장의 판매 증가로 해외공장 판매량은 증가했지만 국내공장에서 내수시장에서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동·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경기 침체로 판매량이 감소해 상반기 전체 판매량이 줄었다. 다만 RV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에 따른 판매 단가 상승과 신차 출시, 원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된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올 하반기는 현대·기아차 판매량 증가에 긍정적 요소가 전무한 상황이고, 올 상반기 실행된 개별소비세 인하 등 혜택 등도 사라져 전체적으로 전망이 어둡다는 게 올해 목표달성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올해 전체적으로 수출도 부진하고 상반기에 실행된 개별소비세 인하 등도 없어 국내 및 해외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전반적으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특히나 중국, 중동 및 아프리카 등 신흥국 시장 경기가 좋지 않아 지난해보다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보다 세계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자동차 업계 역시 판매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포드는 영국 및 유럽 내 공장 운영중단 등 하반기 경영악화 전망이 나오고 있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최대 각축장인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2009년 이후 처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 등 판매량 증가 요소가 없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고민이다.
이에 따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해외법인장을 불러 모아 회의를 개최하고 하반기 대응책으로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 고급차 라인업 비중 확대, 신기술 개발 등을 주문했다.
◆친환경·고급차 라인 강화…파업해결이 변수
우선 현대차는 그랜드 스타렉스와 포터를 합한 소형상용차가 1만 2,205대 판매됐고, 중대형 버스와 트럭을 합한 대형상용차는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한 2,697대가 판매된 실적을 바탕으로 고스란히 하반기에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특히나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 상반기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고급차 시장에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G80(DH제네시스 1,374대 포함)가 4,574대, EQ900가 1,217대 판매되는 등 총 5,791대가 판매된 상황에서 지난 달 7일부터 본격 판매에 돌입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두 번째 모델 G80는 신차 출시에 버금가는 3,200대가 팔리며 고급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따라서 하반기에도 G80 등 고급차 라인업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회장은 “제네시스 G80, G90의 성공적인 미국 론칭을 통해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브랜드 입지를 탄탄히 다져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친환경차 라인업 비중도 강화한다. 중국은 2020년까지 친환경차 500만대를 보급한다는 목표 아래 친환경차 구입 시 최고 900만원까지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국내 자동차 업계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시장을 겨냥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에 목표를 두고 있다.
현대차는 2016년을 ‘친환경 자동차의 원년’으로 삼고 상반기에 현대차 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 전기차 출시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현대 아이오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시판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멕시코공장의 K3의 판매 확대와 신형 스포티지, KX3 등 SUV 차종을 앞세운 중국공장의 판매 회복에 힘입어 증가세를 이어간 상반기 실적을 고스란히 하반기에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게다가 상반기 기아 K5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아 니로 출시 이후 하반기에 기아 신형 K7하이브리드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전략에도 국내공장 생산비중이 세계 톱5 완성차 업체 중 1위로 국내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판매량 목표 달성과 실적 견인에 물거품이 될 수 있어 현재 진행 중인 노조파업 등의 리스크를 줄이지 않는 한 쉽지 않은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파업으로 당분간 파업이 장기화 되면 생산 차질로 인한 목표 판매량 달성은 불가능한 상황이다”며 “자동차 업계 전체적으로 수출이 안 좋은 상황에서 조속히 파업이 해결되는 게 그나마 시장 상황을 악화 시키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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