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단일후보’ 주호영 의원도 ‘총선책임론’으로 친박에 맞불

이주영·한선교·이정현 의원 등 범친박계 후보들이 단일 후보로 나선 주호영 의원을 한 목소리로 비판하며 집중 견제한 데 반해 주 의원은 친박계를 겨냥해 ‘총선 책임론’을 거듭 제기하며 맞불을 놓는 등 이날까지 포함해 지금껏 열린 4차례의 합동연설회 중 가장 계파 색채가 짙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범친박 당권주자 중 한 명인 이주영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수도권합동연설회에서 그동안 표적 삼던 정병국 의원 대신 새로이 비박 단일후보로 뽑힌 주 의원에게 화살을 돌렸다.
이 의원은 “주호영 후보, 단일화는 결코 하지 않겠다고 하더니, 겉으로는 그렇게 말하고 뒤로는 계파 수장의 조종에 따라 비밀리에 단일화를 추진했다”며 “결국 이번 경선을 계파 대결의 장으로 만들어 당원들을 또 실망시키고 있지 않느냐”고 맹비난했는데, 여기서 그가 배후로 추정한 계파 수장은 김무성 전 대표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그는 “혁신을 말하면서 반혁신하는 이런 후보들을 우리는 심판해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며 상대후보를 ‘계파 프레임’에 가두는 방식으로 선제공격에 나섰다.
다만 이 의원은 비박 단일화를 통해 당권 후보군에서 물러난 김용태, 정병국 의원을 향해선 “두 사람은 우리 서울시당과 경기도당의 참 큰 자산인데 이 분들이 소위 단일화의 유령에 희생된 것”이라며 자신이 소속 계파를 위해 비박 단일후보를 비난하는 게 아니라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는 입장에서 비판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자 연단에 오른 주 의원은 “어떤 후보님은 총선 참패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하는데 저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잘못도 없는 사람이 왜 같이 (총선 참패) 책임을 져야 하나?”라며 총선 패배에 대한 친박 책임론으로 맞받아쳤다.
그는 재차 친박계를 겨냥해 “지난 4년간 수없이 지역을 다니며 고생하고 밤잠을 안 자고 숨소리도 조심하며 살아왔는데 공천파동이란 오만한 행동, 막말, 친박감별 등 몽땅 망친 것 아니냐”며 “그런데도 반성도 없고 사과도 없다. 친박 비박이 싸우지 말자면서 또 싸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주 의원은 비박 단일화를 ‘혁신 단일화’라고 강조해 “정병국, 김용태 후보가 변화와 혁신을 위한 힘을 제게 모두 실어주었다”며 “계파색이 강한 분이 당 대표가 되면 계파 갈등 노력을 해도 해소는 어렵다. 저처럼 계파에서 자유롭고 중립적인 후보가 대표가 돼야 그나마 계파갈등이 해소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그간 비박 단일화에 개의치 않는다는 듯 겉으론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왔던 친박계 이정현 의원까지 이날은 “제가 호남에서 선거할 때 야당의 후보단일화 때문에 제가 39.7%를 받고도 기어코 떨어졌다”며 “지금 제가 민심 1위, 당심 1위를 달리고 있는데 또다시 단일화하는 걸 상대하고 있다”고 단일화를 일종의 야합, 꼼수로 몰아갔다.
여기에 원조친박이라는 한선교 의원도 이날 김무성계인 박성중 의원 측이 주호영 의원 등 비주류 측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내용으로 당원들에게 돌린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특정후보를 미는 특정 계파의 문자, 이러한 일들을 시작하는 제일 위에 계신 분들, 당신들에겐 아직도 새누리당을 절망의 늪으로 빠지게 하는 그 늪이 있단 말인가”라고 김 전 대표 측까지 싸잡아 비박계를 맹렬히 비판했다.
이처럼 그간 난립한 채 상호 난타전을 벌이던 친박계 후보들조차 ‘비박 단일후보’의 등장에는 한 목소리로 비판할 만큼 견제구를 던지면서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온 8·9전당대회는 계파 대결의 최종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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