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희, "우리는 축구로 세계를 뒤흔드는 나라"
북한 여자축구가 제3회 세계청소년(20세 이하)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북한은 4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로코모티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결승에서 5:0으로 크게 이겼다. 지난 4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중국에게 당한 0:1 패배를 설욕한 것.
북한의 스트라이커 김성희는 이날 중국전에서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전반 39분과 47분, 후반 7분에 각각 골을 넣어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나머지 두 골은 조윤미(전반 29분)와 길선희(후반 11분)가 한 골씩 보탰다.
5득점 2도움을 기록한 중국 마사오 슈가 골든볼과 골든슈를 차지하는 바람에, 대회통산 5득점 1도움을 기록한 김성희는 실버슈를 받는데 그쳤다. 마사오 슈는 북한과의 결승전에서는 후반전에 투입되었으나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북한은 결승까지 6경기를 치르는 동안 18득점 1실점을 올렸다. 조별리그부터 독일 스위스 멕시코 등 강적과 맞붙었고 토너먼트에서도 프랑스 브라질들을 꺾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북한 성인여자대표팀이 7월 호주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심판 폭행으로 물의를 빚은 데 반해, 청소년대표팀은 가장 공정한 경기를 펼친 팀에게 주는 FIFA 페어플레이상까지 받았다.
국제축구연맹(FIFA)가 개최하는 세계대회에서 아시아 국가가 우승한 것은 1989년 사우디아라비아가 남자청소년(17세 이하)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두 번째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을 통해 어제밤 북한의 우승 소식을 전해들은 평양 시민도 감격에 겨워 환호를 올렸다.
조선중앙통신은 "기관, 기업소, 가정들, 어디에서나 우리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