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회과학원, 이번에는 '발해공정'
중국 사회과학원, 이번에는 '발해공정'
  • 문충용
  • 승인 2006.09.0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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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대조영' 등 동북공정 대응 드라마 방영시기에 발맞춘 듯
2002년부터 동북공정을 주도해온 중국 사회과학원 변강사지(邊疆史地) 연구센터가 최근 발해를 중국사를 편입하려는 내용의 논문을 센터의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이는 2004년 한-중 외교당국이 고구려사 왜곡 중단 등 5개 사항의 합의 약속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북방소수민족 통합과 간도협약 문제 등 한국과의 영토분쟁 사전 차단을 목적으로 중국 정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추진되어 왔다.

발해를 중국의 고대사로 간주하는 이들의 주요 논리는 기자조선에서 파생된 세력이 위만조선, 한4군, 부여, 고구려, 발해로 이어진다는 것. 때문에 대부분의 인구가 말갈족으로 된 발해가 독립국가가 아니라 당나라의 지방정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우리 사학계는 이 주장의 핵심근거인 기자조선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논어', '죽서기년' 등 기원전 3세기 이전에 쓰여진 중국 사서에는 기자가 조선으로 갔다는 기록이 없고, 기자조선의 세력권이라고 하는 당시 만주·한반도 지역의 청동기 유적이 황하 유역의 것과 뚜렷이 구분되기 때문이다.

그밖에 발해의 분묘형태와 풍습이 고구려와 차이가 크다는 점, 한국의 성씨 상당수가 중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이번 '발해공정'의 근거로 들고 있으나, 이들은 발해가 중국의 지방정권이라는 주장과 논리적인 연결고리가 미약한 항목들이다. 외교당국의 합의 이후 뚜렷한 동북공정 활동을 자제해 오다, 작성시기가 1년 이상 지난 논문들의 요약본을 한꺼번에 공개한 것도 의혹을 자아내는 부분.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MBC 드라마 '주몽'이나 오는 16일부터 KBS를 통해 방영될 드라마 '대조영'과 정면으로 상치되는 내용들이 많아, 이번 논문 공개가 한류 드라마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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