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민미술관, 10월15일까지… 부담없이 느끼는 키치미술

특이한 점은 최정화가 전시에서 맡은 역할. 최정화는 작품 출품('욕망장성')뿐만 아니라 전시 전반의 연출을 맡았다. 이에 대해 작가는 "큐레이터와 작가의 구분은 무의미하다"고 못 박았다.
따라서 전시장에는 김한용, 구성수, 공성훈, 댄 플레빈, 로널드 저드 등 국내외 작가들 작품 70여 점으로 채워져 있다. 미니멀리스트 댄 플레빈의 수 억짜리 형광등 작품이 아무 제목 없이 달려 있는가 하면, 천원 짜리 태국제 바구니가 여기저기 쌓여 있다.
"미술에 대한 대중의 경계심을 깨고 예술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다"는 의도다. 최정화는 "미술은 나의 취미생활일 뿐, 내가 만드는 것은 예술이 아니라 상품"이라는 입장을 그동안 밝혀 왔다.
이번 전시의 코드는 '키치'다. 키치는 19세기말 독일을 중심으로 쓰이기 시작한 미술용어로, 대중문화와 결합한 세속적이고 상업적인 예술작품과 이에 대한 취향을 일컫는 말이다.
현대미술에서는 예술의 상대성을 주창하고 소비자본주의 사회를 반영해 의식적으로 저속한 작품을 창작하는 위악적인 예술사조나 그러한 패션을 소비하는 사회현상을 가리키는 말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1987년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활동해온 작가 최정화는 '대한민국 대표 키치 아티스트'로 손꼽히고 있다.
8일 개막하는 광주비엔날레에도 높이 20미터의 대형 설치미술작품 '꽃의 마음'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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