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면 원칙에 대기업 총수는 1명에 그쳐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광복절 특사에서 2015년과 판박이 사면을 단행했다. 당초 재계는 이재현 회장 외에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이 이번 특별사면에 포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언론 및 재계 안팎에서도 기정사실화 분위기로 흘러갔지만 뚜껑을 연 결과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이재현 회장을 제외하곤 다 배제됐다.
정부는 국민의 법감정과 죄질 등을 고려해 사면을 단행했으며. 특히 이 회장의 경우엔 지병 등 건강상태를 고려해 수감생활을 도저히 할 수 없고 생명의 지장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 인도적 차원의 배려로 사면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기대와는 달리 CJ그룹만 웃어
이번 사면대상에 대기업 경제인으로 1명이 포함되면서 2015년과 판박이 사면 행태를 보였다. 2015년 광복 70주년 특사에도 경제인 14명이 포함된 사면 대상에서 재벌 총수는 최태원 SK그룹 1명에 불과했다.
이처럼 지난해와 올해가 이처럼 판박이 경제인 사면을 단행한 것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재벌총수 등 경제인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는 ‘제한된 사면’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사면을 두고 법감정과 국민정서 상 거리가 먼 인사들에겐 혜택을 최소화 한다는 데 중점을 뒀다는 평가다.
올해 그룹 오너의 ‘갑질’ 행태와 총수일가의 비리 혐의 등 국민정서를 건드린 사건들이 터지면서 대기업 경제인 사면에 부정적 여론이 높았다. 이 같은 국민정서상 대기업 경제인 사면을 대폭 확대하다간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이재현 회장만 사면에 포함되면서 사면 대상에 거론됐던 그룹들은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해당 그룹은 사면 복권으로 경영 전반 사업 활성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CJ그룹 외엔 현재의 틀을 유지한 채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장 수혜를 입은 기업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사면발표를 내심 기대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 등 발표직전까지 좌불안석이었다. 그러나 사면대상에 포함되면서 안도의 모습을 보였다.
◆이 회장, 투자 확대 김 회장, 경영 폭 제한

CJ그룹은 이날 이 회장의 사면 발표가 나온 직후 입장 발표에서 “사면 결정에 대해 안도되고 다행이며 감사한 마음이다”며 “사면 결정을 환영한다”고 감사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박근혜 대통령과 국민께 감사의 마음 전했다. 이 회장은 “치료와 재기의 기회를 준 대통령님과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치료에 전념해 빠른 시일 내 건강을 회복하고 사업으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겠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재현 회장은 2013년 검찰수사가 시작되고 구속된 지 3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된다. 이 회장은 만성신부전증과 근육위축 유전병을 갖고 있는 이 회장은 신장이식수술 이후 후유증이 발생, 병세가 악화되면서 서울대병원 입원 치료중이다. CJ그룹은 지난달 19일 병세가 나빠지고 있다고 판단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특사로 자유의 몸이 된 이 회장은 당분간 경영 일선 참여는 불가능한 상황이기에 병이 호전될 때 까지 치료에 전념한 이후 호전되면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이 회장의 부재 속에 각종 M&A에서 잇단 고배를 마시면서 투자와 신사업발굴에 어려움을 겪으며 성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반기에 한국맥도날드와 동양매직 인수전에 나선 CJ그룹은 오너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M&A 인수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재계는 기대하고 있다. 사업확장과 신사업발굴에 M&A만큼 효과적인 게 없어 현재 뛰어든 인수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두 번 사면을 받은 상황에서 이번까지 사면 대상에 이름을 올리기엔 정부차원에서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판단에 이름이 제외되면서 당분간 집행유예 신분으로 경영활동을 이어간다.
집행유예 신분 때문에 해외출국을 할 수 없어 해외일정 등 경영활동 폭이 제한된 데다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 제한된 경영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래서 이번 사면에서 한화그룹은 내심 기대를 걸고 있었다. 한화그룹은 사면 대상에 김 회장의 이름이 제외되자 아쉬운 분위기속에 언급을 자제한 가운데 김 회장이 “제한된 역할이나마 후원자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두 번 연속 제외돼 향후를 기약해야 할 상황이다.
SK그룹은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최근 가석방된 만큼 이번 특별사면을 기대했지만 제외됐다. SK그룹은 이와 관련 “특별이 말씀 드릴게 없다”며 “일자리 창출 등 경제활성화를 언급한 만큼 현 위치에서 경제에 이바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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