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최태원-이재현 회장 경영 행보는…
닮은꼴 최태원-이재현 회장 경영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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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동양매직 인수전 격돌
▲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특별사면으로 경영현장에 복귀한지 1년이 된 시점까지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재현 회장도 특별사면이 단행된 후 건강을 회복하고 사업으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겠다”고 감사를 표한바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특별사면 복권된 대기업 총수들의 경영성적표는 어떨까.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최근까지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경영현장에 복귀한 대기업 총수는 최태원 SK회장이 유일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올해 광복 71주년을 맞아 특별사면을 받았지만 경영현장에 바로 복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전병인 샤르코 마리 투스(CMT)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기존에 심했던 양쪽 다리(하지)에 이어 팔(상지) 쪽 근육 위축/소실 속도가 빨라지면서 손과 손가락의 변형과 기능저하가 나타나고 있어 병원 치료가 급선무다. 따라서 치료 이후 병세가 호전되고 난 이후에나 경영현장 일선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특별사면으로 경영에 복귀한 대기업 총수들은 이에 대한 화답으로 통 큰 투자로 보답한다. 실제 역대정권에서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대기업 총수들은 경제살리기 명분이라는 공식처럼 투자를 이어간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최태원 회장도 특별사면으로 경영현장에 복귀한지 1년이 된 시점까지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재현 회장도 특별사면이 단행된 후 바로 입장발표에서 “치료와 재기의 기회를 준 대통령님과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치료에 전념해 빠른 시일 내 건강을 회복하고 사업으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겠다”고 감사를 표한바 있다. 일단 경영현장에 바로 복귀는 못하더라도 그룹 내 중요한 의사결정에 오너의 결단이 필요한 경우에 한시적인 참여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 '서든데스'로 위기탈출하나
특별사면으로 경영에 복귀한지 1년이 된 최태원 회장의 그동안의 경영행보는 광폭행보로 단언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사면복권 이후 확대경영을 열고 올해까지 사업현장을 방문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해만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대전R&D센터,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대전·세종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을 방문한 데 이어 올해는 SK하이닉스 청주공장,  SK머티리얼즈 영주공장, SK인천석유화학, SK바이오팜 판교연구소 등의 현장을 잇달아 방문했다.
▲ 특별사면으로 경영에 복귀한지 1년이 된 최태원 회장의 그동안의 경영행보는 광폭행보로 단언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사면복권 이후 확대경영을 열고 올해까지 사업현장을 방문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SK그룹

해외현장 경영도 주목할 만 하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위치한 우한 에틸렌 공장 방문, SK루브리컨츠와 스페인 석유업체 렙솔이 합작해 만든 윤활기유공장 준공식 참석, 북미 에너지 사업을 챙기기 위해 휴스턴에 위치한 SK에너지 트레이딩센터와 산호세의 SK하이닉스 미국 본부 방문 등 유럽과 북미 해외현장을 누볐다.

재계 일각에선 최 회장이 현장을 누비는 광폭행보를 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대외여건으로 인해 선제적 투자에 나서지 않으면 퇴보할 수밖에 없는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이다.

최 회장은 6월 30일 긴급사장단 회의에서 “SK그룹은 각종 경영지표가 심각한 수준이다. 혹독한 대가를 치르지 않기 위해서 모든 것을 바꾸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서든데스 시대’에 기존 SK의 틀을 깨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며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음을 시사했다.

최근 CJ헬로비전 인수 무산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SK그룹으로선 일단 동양매직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CJ헬로비전 인수 무산의 아쉬움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상황에선 현대백화점, CJ그룹이 동양매직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상황이라 동양매직을 SK그룹이 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이재현 회장 M&A시장 큰 손 투자 나서나
▲ 총수 부재로 각종 인수합병에서 고배를 마신 탓에 그룹 성장의 침체기를 맞이했다면 이 회장의 구속 이후 3년 만에 특별사면으로 풀려나면서 경영 정상화의 시계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 ⓒ뉴시스

한편 최태원 회장이 특별사면 복권된 지 1년 후 이재현 회장이 특별사면 복권됐다. 경제살리기 일환과 건강상태 악화로 인해 대기업 경제인 중 유일하게 특별사면 되면서 1년 전 최태원 회장과 닮은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건강악화로 인해 일선 경영현장에는 복귀는 미정이고 중요 의사 결정에 한해 경영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단 CJ그룹은 그동안 총수 부재로 각종 인수합병에서 고배를 마신 탓에 그룹 성장의 침체기를 맞이했다면 이 회장의 구속 이후 3년 만에 특별사면으로 풀려나면서 경영 정상화의 시계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은 2020년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해외 비중 70%를 달성한다는 ‘그레이트 CJ 2020 비전’을 추진하는 와중에 3년 전 총수 법정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그러면서 3년간 CJ그룹의 암흑기를 맞이했다. 2020년까지 100조원 매출 목표는 요원한 상황이고 2012년 26조원 매출을 올린 이후 3년간 매출 30조원 돌파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법정 구속 직전 2조9000억 원까지 늘렸던 투자액도 사면되기 까지 2조원 밑으로 줄이면서 소극적인 투자로 전환했다. 이 기간 각종 인수합병이 좌초되거나 무산되는 등 그룹 성장이 지지부진했다. 총수 부재로 인한 경영공백이 불러온 결과다.

일단 이 회장이 특별사면 복권되면서 현재 한국맥도날드 인수전과 동양매직 인수전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커졌다. 렌탈사업에 관심이 많은 CJ그룹은 코웨이 인수에 나섰지만 3조원에 달하는 높은 인수가격이 부담으로 작용 발을 뺀 상황에서 동양매직이 매물로 나오자 부담이 적은 인수가격과 직수형정수기와 시장 1위로 올라선 가스레인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점유율이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식기세척기 등 동양매직의 강점 품목들이 CJ그룹의 구미를 당겼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유통채널인 CJ홈쇼핑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작용했다.

동양매직 인수전은 공교롭게도 SK와 CJ그룹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최태원 회장과 이재현 회장과의 한판 승부가 펼쳐지게 됐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할 SK와 CJ그룹의 하반기 인수합병 시장에서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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