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동안 긴밀한 협력관계 유지…폴크스바겐 이미지 악화 우려

양사의 협력관계는 2007년 폴크스바겐에 차량용 오디오와 비디오를 공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비슷한 시기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사업파트너로써의 신뢰도를 쌓아왔다. 협력관계는 지난해 들어서 동반자 관계로 돈독해 졌다. 지난해 8월 폴크스바겐의 전략 파트너사로 선정된 것이다. 폴크스바겐은 LG전자(인포테인먼트)와 LG화학(고전압 배터리)을 포함해서 총 44개의 글로벌 협력사를 발표했다.
폴크스바겐과의 관계는 올 들어서 더욱 가까워졌다. 새해 벽두에 LG전자가 폴크스바겐 콘셉트 카 ‘버디’에 사물인터넷(IoT) 장비를 공급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자동차 전장 부품 사업을 확대 중인 LG전자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특히 스마트홈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현실화될 경우 차 안에서도 자유롭게 집에 있는 스마트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LG전자는 폴크스바겐과의 협력 발표로 차량 내 IoT 분야 경쟁력을 과시하게 됐다.
양사는 지난달 ‘커넥티드 카’ 플랫폼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커넥티드 카는 정보통시기술을 자동차에 적용한 것으로 원격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차를 말한다. 양사는 수년 내에 커넥티드 카와 스마트홈을 결합해 차 안에서 집 안의 조명이나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전장사업 미래 먹거리 사업 육성 차질 우려
자동차 전장사업을 미래의 먹거리 사업으로 육성하려는 LG의 의욕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암초를 만났다. 폴크스바겐이 디젤게이트 후폭풍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으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퇴출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폴크스바겐은 배기가스 조작사건 이후 인증취소와 판매금지로 국내에서 퇴출 위기를 맞고 있다. 또 미국에서는 150억달러에 달하는 배상안에 합의해 놓고도 유럽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는 배상 방침이 없다고 밝히면서 자국인 독일은 물론 전 세계적인 반발에 시달리는 등 ‘공공의 적’ 신세로 전락했다.
폴크스바겐 추락이 LG전자로선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7월 VC사업본부를 신설한 뒤 신성장동력원으로 삼고 전장부품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투자를 강화해 왔다.
따라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해온 폴크스바겐이 이번 디젤게이트 사대로 이미지가 악화되면 경영에도 막대한 차질이 예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LG는 아직까지 전장사업 부문에 있어서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고객사 하나가 아쉬운 상황에서 폴크스바겐이 어려움을 겪는다면 그 여파가 LG에게로 미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폴크스바겐의 추락이 LG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다”면서 “전장부문 수주가 확대되면서 내년부터 VC사업본부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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