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 실적 호조 악재 털어

신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을 상대로 750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각하하고 이외 청구도 모두 기각하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현대그룹 재건을 위해 현대엘리베이터 중심으로 그룹 재편에 나선 현정은 회장은 한시름 놓게 됐다.
신들러가 승소했을 경우 현정은 회장으로선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이 크게 약화될 위기에 처할 뻔 했다. 현정은 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26.10%, 신들러는 17%에 이른다. 현대그룹과 신들러는 지금처럼 사이가 틀어졌던 사이는 아니다. 2000년 초반만 하더라도 현대그룹에 자금지원을 아끼지 않는 ‘백기사’ 역할을 맡았지만 현대상선이 유동성 위기를 겪자 현대엘리베이터가 지원에 나서면서 틀어지기 시작, 소송까지 이어지게 됐다.
신들러가 문제 삼은 것은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 지원을 위해 금융사와 파생상품 계약을 맺었다 수천억대 손실을 입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소송이 끝났으면 하는데 신들러측에서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며 “경영권 방어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때 재계 1위를 호령한 현대그룹은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을 떠나보내고 현대증권까지 매각하면서 자산 2조7000억 원대의 중견그룹으로 전락했다. 현정은 회장으로선 예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그룹 재건에 박차를 가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일단 이번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그룹 재건을 위한 청신호는 켜진 셈.
현대엘리베이터는 해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그룹 재건의 기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대그룹 계열사 실적을 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1조4000억대 매출과 156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도 8141억 매출과 814억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해 실적을 상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때 주력계열사인 현대아산이 지난해 1477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주력계열사를 다 떠나보낸 현대그룹 재건에 있어 현대엘리베이터는 그만큼 중요해졌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현대아산이 경우 대북사업 리스크로 언제 재개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보니 그룹이 현대엘리베이터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중국, 브라질, 미국, 터키 법인 등 총 9개의 현지법인을 강화하고 해외 현지법인 설립 등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액을 3조6000억 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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