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 체인지' 9·11은 부시의 자작극 주장… 일부 사실은 재검토 필요
9·11 세계무역센터 테러 5주년을 앞두고 9·11 음모론이 새롭게 재조명받고 있다. 9·11에 대한 음모론은 9·11 직후부터 꾸준히 흘러나왔다. 사전에 9·11을 예방하지 못한 부시 정부의 무능력을 비판하는 입장, 9·11에 부시 정부가 개입했으며 막대한 사후 이득을 확보한데 대한 의혹, 심지어 부시 정부가 9·11을 배후 조종한 당사자라는 과격한 주장까지 대중적으로 유포되고 있는 실정이다.최근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조그비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40% 이상의 미국인들이 미 정부와 9·11진상조사위원회가 사건에 대한 중요한 내용을 은폐했다고 믿고 있다. 국내 방송에서도 9·11과 관련된 화제들을 크게 다루고 있다.
'루스 체인지'를 비롯한 9·11 음모론을 조명한 MBC 'PD수첩' 5일 방송 '9·11 5년, 풀리지 않는 의혹'에 이어, 9일에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역시 9·11 음모론을 분석한다. 이어 11일에는 KBS '시사투나잇'에서는 9·11 이후 일상화된 미국의 테러 공포를 다루고, 13일 EBS는 9·11 사후처리를 둘러싸고 조지 테닛 전CIA국장의 사퇴 과정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더 다크 사이드'를 방영하며, 15일 MBC 'W'는 9·11의 사후대처로 이뤄진 아프가니스탄 침공의 결과를 살펴본다.
케이블·위성채널에서는 히스토리채널이 6일부터 11일까지 9·11을 다각적으로 조명한 다큐멘터리 4편을 방송한다.
9·11테러에 대한 미 정부의 무능과 의혹은 많은 보도들을 통해 알려져 있다. 부시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인 리차드 클락은 2004년 '모든 적들에 맞서(Against All Enemies)'라는 회고록을 통해 "부시가 테러 경고를 무시했다"고 폭로했고, 알 카에다와 오사마 빈 라덴 그리고 CIA는 오랜 유착관계였음도 드러나 있다.
9·11음모론의 정점은 딜런 에이버리가 감독한 다큐멘터리 '루스 체인지.' 이 영화는 9월 펜타곤에 비행기 충돌은 없었고 토마호크 미사일로 공격받은 것이며, 쌍둥이 빌딩은 비행기 충돌로 인한 충격이 아니라 미리 설치된 폭탄 때문에 주저앉았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11일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비행기 4기 중 2기가 실제로는 납치되지 않았으며, 쌍둥이 빌딩을 붕괴시킴으로써 미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WMD 재정 확보 외에도 막대한 부를 빼돌렸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루스 체인지'에 대한 반박도 있다.
펜타곤에 비행기 충돌이 없었다는 주장은 영화 제작진이 증거사진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9·11테러를 전제로 풋옵션 거래와 보험 사기를 벌여 막대한 부를 빼돌리는 것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며 현실적으로도 일어나지 않았다.
쌍둥이 빌딩의 철골구조라면 비행기 항공유로 인한 화재로 붕괴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전문가의 견해가 제시되었고, 테러 위기의식을 일으키려는 것이 미 정부의 목적이라면 굳이 비행기 충돌 외에 건물 붕괴를 일으킬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정부의 진실 은폐를 공박하기 위해 음모론자들도 또다른 진실을 은폐하고 있는 형국이다.
테러 용의자로 지목된 빈 라덴은 아직 검거되지 않았고,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 역풍으로 지지율 하락의 곤경에 처해 있다. 미 정부와 9·11위원회가 진실을 감추고 있다는 건 어느 정도 사실인 듯하지만, 음모론의 확산보다 더 중요한 것은 9·11이 지금의 세계와 민주주의에 어떤 의미인가를 살펴보는 일인 것 같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