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위주 탈피 그룹에 맞는 직무적합성

예전에는 인재 채용이 스펙 위주 보다는 ‘직무적합성’을 채용의 주안점으로 삼고 있다. 국내 대기업의 하반기 인재 채용은 어떤 인재를 원할까. 각 그룹마다 차이점은 있지만 당장 실무에 투입해도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는 게 인사담당자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하반기 채용시장에서 그룹마다 스펙 보다는 해당 그룹 직무에 맞는 인재상을 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올해는 경기침체와 계열사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채용규모가 감소할 전망이라서 취업난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직무위주 평가…국내기업 채용문화 이끌어

재계 서열 1위인 삼성그룹은 9월7일부터 하반기 공채를 시작한다. 삼성그룹에 취업하려는 취업준비생은 전공에 집중해야 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채용 제도를 바꾼 삼성은 기존 스펙 위주의 인재에서 전공과 직무와의 연결성을 심도 있게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원 기준이었던 학점제(4.5만점 기준 3.0이상)를 폐지했다. 같은 접수기간에는 한곳만 지원 가능하다. 9일부터 20일까지 ‘삼성커리어스’를 통해 지원할 수 있다. ‘직무적합성평가’ 통과자는 10월 16일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치르게 된다. 이후 실무면접과 창의성 면접, 임원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가 발표된다.
직무적합성 평가는 지원자의 전공과목 이수내역, 활동경험, 에세이 등을 통해 지원자가 해당 직무에 그동안 쌓아온 역량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GSAT 통과자를 선발한다. 취업준비생은 직무적합성 평가를 통과해야만 GSAT를 치를 수 있다. 소프트웨어개발인력은 ‘SW 역량테스트’를 치른다.
삼성그룹의 인재 채용은 다양한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논란도 있었지만 재계 채용문화를 이끌었다. 기업이 곧 사람이란 신념을 바탕으로 인재를 중시하고 키우는 기업문화로 알려져 있다.
삼성그룹은 1957년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국내 최초로 시작했다. 인재제일 경영철학을 핵심 가치로 삼아 능력 중심으로 사람을 평가했다. 그동안 학연, 혈연, 지연으로 채용이 이뤄진 관행을 깨고 공정한 채용을 위해 공개채용을 실시한 것은 당시만 해도 혁신적였다는 평가다.
1993년에는 국내 최초로 대졸여성 공채를 도입 139명을 선발했으며, 2년 뒤 1995년에는 3급 신입사원의 채용 시 개인의 능력과 무관한 학력, 성별 등의 모든 차별을 배제한 ‘열린채용’을 실시해 채용문화에 일대 변화를 주었다. 직무적성검사를 도입, 단편적 지식과 학력 위주의 평가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한 것은 단적인 예다.
2005년 대학생 인턴제도와 2011년 장애인 공채를 도입했고, 2012년엔 취약계층 취업문을 확대 △3급 신입채용의 5%를 저소득층에 할당 △지방대 채용 35%로 확대 △고졸공채 및 취약계층 별도 배려 △드림클래스와 연계한 ‘희망의 사다리’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최근까지 채용에 다양한 변화를 주는 과정에서 논란도 낳았다. 2014년 대학 총장 추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가 대학별 추천자 할당수가 대학 서열화 이어질 수 있다는 논란을 낳으면서 사과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삼성그룹은 대학 총장추천제와 서류심사 도입을 골자로 한 신입사원 채용제도 개선안을 전면 유보한 바 있다.
◆다양한 글로벌 인재…인성 중요시
현대자동차그룹은 30일부터 9월9일 까지 ‘2016년 하반기 대졸신입 및 인턴사원 채용’을 시작한다. 현대자동차는 개발, 플랜트, 전략지원 3개 부문에서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지원서는 그룹 내 홈페이지에 접수하며 서류 통과자는 다음달 9일 인적섬검사(HMAT)와 역사 에세이 전형을 치른다. 이후 1차 면접 및 2차 면접 신체검사를 거쳐 최종 합격자가 결정된다.

인턴채용은 개발, 플랜트 2개 부문에서 모집하며 2017년 7월 및 2018년 2월 졸업예정자가 해당된다. 다음달 9일 까지 서류전형에 나서며 서류전형 합격자는 10월 9일 부터 인적성검사와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는 2017년 1월부터 2월까지 과제발표회 및 인턴실습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턴 채용자 중 실습 우수자는 2017년 7월 대졸 신입사원으로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기업 경쟁력의 원천은 사람이다’는 가치로 인재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며 인재 모집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그룹 홈페이지를 보면 도전, 창의, 열정, 협력, 글로벌마인드로 그룹의 핵심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4년부터 가족사항, 사진, 해외거주 경험 등 직무와 무관한 13개 항목을 삭제하고 면접에서 영어회화 능력 평가를 강화하는 변화를 줬다. 자동차그룹 특성상 해외법인이 많은 만큼 글로벌 인재를 모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현대차의 인적성검사는 취업지원자의 업무 역량을 다각도로 파악해 기업 핵심가치에 부합하는 인성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2013년 하반기 공채부터 에세이 전형을 도입 이공계 취업준비생들에게 인문학적 소양 및 통찰력을 강조하고 있다. 다양한 인재를 모집하기 위해 각종 행사도 열고 있다. 올해 9회째를 맞는 잡페어(취업박람회는)는 ‘당신과 함께 세상을 움직입니다(What makes you move?)’라는 주제로 그룹에 지원하려는 취업준비생들에게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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