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커피전문점 ‘카공족’ 영향 깊어가는 한숨
[르포]커피전문점 ‘카공족’ 영향 깊어가는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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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회전율↓ 매출 늘지 않아
▲ 실제 기자가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지 대형커피전문점을 방문한 결과 카공족이 매장 자리의 50%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커피전문점들이 카공족을 위해 매장 가운데 대형테이블을 마련 배려하고 있지만 부족한 실정이다. 사진/김용철 기자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커피전문점이 프리미엄과 중저가로 나눠진 가운데 대형커피전문점들이 죽치고 앉아서 공부하는 일명 ‘카공족’ 영향으로 가뜩이나 매출이 늘지 않은 상황에서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까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커피전문점 시장 선점을 둘러싸고 신규점 출시 등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이다. 이들이 매장을 차지하는 비율이 늘면서 매장 회전율도 떨어져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실정이다.

실제 기자가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지 대형커피전문점을 방문해 눈으로 확인한 결과 카공족이 매장 자리의 50%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커피전문점들이 카공족을 위해 매장 가운데 대형테이블을 마련 배려하고 있지만 부족한 상황이라 다른 테이블까지 이들로 매장 자리를 채우고 있다.

더군다나 이들은 일반인들이 평균 1~2시간 매장에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평균4~5시간 매장에 머물면서 회전율을 떨어뜨리고 있다. 또한 이번 여름 폭염이 한 달간 지속되면서 커피전문점을 찾는 발길이 많아져 평소보다 매장에 오랫동안 머무는 시간이 늘었다.

특히 대학가 근처 커피전문점은 이들로 넘쳐났다. Y대학에 다니는 김인곤(24세)씨는 “일주일에 평균 3번 정도는 스타벅스를 찾는다”며 “대부분 대학생들이 많다보니 자리에 앉아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30일 스타벅스를 방문한 이혜민(22세)씨는 “평소 자주 방문하는데 올 여름에는 폭염으로 방문하는 횟수가 늘었다”며 “평소보다 매장에 앉는 시간이 1~2시간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반면 중저가커피전문점은 대형커피전문점에 비해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았다. 기자는 이디야 커피 전문 매장을 방문해 4시간 정도 머물면서 확인한 결과 카공족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매장이 적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대형커피전문점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도 2~3시간 정도 머물다 자리를 비웠다.

이디야 매장을 즐겨 찾는 김사라(23세)씨는 “커피전문점에서 공부하려고 평소 자주 들리는데 자리에 앉아 공부하는 이들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커피전문점에 따라 ‘카공족’ 분포가 다르긴 하지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커피전문점은 대화나 비즈니스 공간으로 여겨졌다면 최근에는 이들이 늘면서 매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래의 고객층으로 불리면서 커피전문점들은 회전율이 떨어지긴 해도 매장구석에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려는 하는 등 고객 잡기에 나서는 상황이다.

이름을 밝히기 꺼려한 한 가맹점주는 "카공족도 고객이다 보니 오래 앉아 있어도 뭐라 할말이 없다"며 "돌아가는 고객때문에 이들을 나가라고 할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영업을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워낙 매장이 포화상태이다 보니 다른 매장에 고객을 빼앗지 않기 위한 ‘울며 겨자 먹기’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시간제로 둘 수도 없는 상황이고 커피전문점 점주들의 한숨은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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