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값 거품’ 논란, 석달 넘게 지났지만 대책은?
‘생리대값 거품’ 논란, 석달 넘게 지났지만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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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킴벌리 등 3사의 독과점, 유통업체 폭리 등이 ‘비싼 생리대’ 원인 지적
▲ 지난 7월 3일, 서울 인사동길의 한 공사장 벽에 '생리대가 비싸서 신발깔창을 써야 하는 학생들' 등 생리대 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문구와 붉은색 물감이 칠해진 생리대가 나붙어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고승은 기자] 지난 5월말, 저소득층 여학생들이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신발깔창이나 수건, 휴지 등을 대신 사용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SNS를 통해 알려진 뒤, 생리대값 거품 논란이 확산됐고 개선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같은 안타까운 사연에 이재명 성남시장이 저소득층 청소년들을 위한 생리대 지원사업 실시(1인당 연간 30만원 지원)하겠다고 응답했으며. 이후 성남시를 중심으로 생리대 기부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현재 서울시와 성남시, 전주시 등 일부 지자체는 생리대 지원 사업을 위해 보건복지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된 지 3개월 이상 지났음에도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생리대값 거품’은 우선 소수 업체의 독과점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이트'와 '좋은느낌'을 주력상품으로 하는 유한킴벌리는 국내 생리대 시장점유율 5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바디피트'를 판매하는 LG유니참이 23%, '위스퍼'를 판매하는 한국P&G가 15%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3개사의 시장점유율이 93%에 달해 사실상 3개사가 생리대 판매를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독과점은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 상승을 낳았다는 분석이다. 지난 5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010년부터 2016년 4월까지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를 분석한 결과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10.6% 오른 반면, 생리대 가격은 25.6% 올랐다고 밝혔다.

그러나 생리대와 같은 재료를 사용한 화장지와 기저귀의 소비자 가격은 각각 5.9%, 8.7% 인상돼 소비자물가지수보다 낮았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또 생리대 원재료인 펄프와 부직포의 수입 물가지수(2016년 4월 기준)는 2010년보다 각각 29.6%, 7.6% 떨어진 점도 언급하며 생리대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점을 거듭 강조했다.
 
또 생리대 가격이 비싼 이유로 유통업체의 폭리 문제도 지적됐다.
 
김승희 새누리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계열 A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유한킴벌리 ‘좋은느낌 좋은순면 중형(18개입)’ 제품은 편의점이 납품받는 가격이 2445원인 반면 판매가는 8900원으로 납품가 대비 판매가가 무려 264%에 달했다. NEW 화이트 시크릿홀 울트라 날개 중형(18개입)’ 역시 납품원가 2170원, 판매가 7900원으로 납품가 대비 판매가가 264%였다.
 
이같은 문제가 확산되자, 지난 7월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공정거래법상 3조2항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 남용에 대해 조사해달라"고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요청한 바 있다. 공정거래법 3조 2항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지위를 남용해 상품·용역 가격을 부당하게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 소비자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수 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한편, 1일 <뉴스1> 등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생리대 제조사들이 생리대가격을 부당하게 인상했는지 등의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정위 관계자는 이같은 조사 여부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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