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항의방문한 의원 일부, 음주하고 고성 질러”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가진 비대위원-중진 연석회의를 통해 “국회의장의 개회사를 트집 잡아 사상 초유로 여당이 퇴장하고 고함지르고, 특히 의장에게 사퇴권고 결의안, 윤리위 회부 등으로 사과를 요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더 가관은 야심한 시간에 국회의장실에 항의방문한 의원 일부가 음주하고 고성을 지른 것”이라며 “대단히 여당답지 못하다”라고 비판했다.
이는 전날 밤 새누리당 의원 80여명이 국회의장실을 갑자기 항의 방문해 정 의장에게 사과나 사퇴를 택하라며 2시간동안 대치했던 점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우리도 대통령이나 총리의 시정연설 등 많은 연설을 국회 본회의장에서 듣지만 그 내용이 새누리당 주장과 유사할 때도 존중해서 경청했다”며 “정 의장의 개회사는 저희 당 입장으로선 환영하지 않을 수 없는 아주 좋은 내용”이라고 정 의장을 두둔했다.
앞서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정 의장의 개회사 내용에 대해 “제가 수십번 되풀이했던 사드 반대, 우병우 사퇴, 공수처 신설”이라며 “국회가 국민을 대표한다면 의장이 국민의 소리를 밝히는 게 무엇이 잘못인가”라고 적극 옹호한 바 있다.
다만 그는 “어떤 경우에도 오늘은 서로 합의해 국회가 정상화되고 추경이 통과될 것을 기대한다”면서 “아침까지 의장 그리고 두 당 대표들과 전화통화로 협의했다”고 전해 여당이 의사일정 정상화에 나설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 의장 개회사 사태에 강공으로 맞서고 있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전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추경 처리 협조와 관련해 “추경 급한 걸 누가 모르느냐”면서 “그래서 사회권을 부의장에게 넘기라는 건데 (정 의장이) 그건 또 자존심은 있어서 안 해준다”고 불만을 표했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여소야대에 처한 여당을 농락하고 있다”며 “내가 지금 의원들 통제가 안 된다. 오늘은 (전날 의장실 항의방문 때보다) 더 많은 의원들이 모일 것”이라고 정 의장을 압박해 국회 정상화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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