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家 ‘노블레스 오블리주’ 보는 시선은…
오너家 ‘노블레스 오블리주’ 보는 시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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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회장, 조창걸 명예회장, 이준용 명예회장 모범사례
▲ 지난해부터 올해 공익적 목적이 강한 재단을 설립하거나 전 재산을 재단에 기부하는 오너들이 나오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사진,좌),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사진,우),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사진,중)이 대표적인 주인공이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대기업 오너家라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하는 주문이 높아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몇 십 년에 걸쳐 경제적 富를 쌓은 대기업 오너들이 사회적 책임으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하고자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복지재단, 꿈나무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재단,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과학재단 설립 등 오너 및 오너家의 사재출현이 잇따르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각종 재단설립은 설립취지와 활동방향이 담고 있는 의미가 적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사회적 평판이 달라진다. 그룹 총수가 각종 사건에 휘말리며 사법처리 대상에 오르거나 각종 물의를 빚어 사회적 비난에 직면하게 되는 상황으로 몰릴 경우 위기 타파 목적으로 사재출현으로 재단을 설립하는 ‘꼼수’ 행태를 부리거나 설립 취지와 목적에 어긋나는 조세회피 목적성이 다분한 재단 설립 등이 사회적 비판에 직면하게 되는 경우다.

특히 그룹 계열에 속한 법인 재단의 경우엔 폐쇄적인 운영으로 뒷말이 무성하다. 그룹 오너의 이름을 따거나 사재를 털어 만든 재단으로 개인 보유 주식을 증여하는 방식으로 이루는 형태가 많기 때문에 진정성 여부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사회적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그룹 계열 재단에 거액 기부 의사를 밝히는 터라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반면 사회적 논란과 상관없이 창업주의 정신을 이어받거나, 창업주 스스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려고 사재를 털어 재단을 설립 기부문화의 새로운 이정표라는 평가를 받는 오너들도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공익적 목적이 강한 재단을 설립하거나 전 재산을 재단에 기부하는 오너들이 나오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대표적인 주인공이다.

◆재단 설립 및 사회 환원 모범 오너는  
이들은 롯데오너家의 비자금 수사, 최은영 전 한진해운 주식 먹튀 논란 등 노블리스 오블리주와 거리가 먼 오너일가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 ▲그룹 총수가 각종 물의를 빚어 사회적 비난에 직면하게 되는 상황으로 몰릴 경우 위기 타파 목적으로 사재출현으로 재단을 설립하는 ‘꼼수’ 행태를 부리거나 조세회피 목적성이 다분한 재단 설립 등이 사회적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K-뷰티’ 신조어를 탄생시키고 중국시장에 한류 화장품 바람으로 각광받고 있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개인 재산 3천억원을 출연해 자신의 이름을 딴 ‘서경배 과학재단을 설립했다. 서 회장의 사재출연은 우선주 1천억원과 보통주 2천억원을 매각해 마련한다.

이번 서 회장의 과학재단 설립은 오래전부터 꿈꿔온 것을 실현하는 것과 기초과학 중 하나인 생명과학 분야 인재를 발굴해 한국에도 노벨상 자가 나오게 만들겠다는 포부가 담겨져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창업주인 서성환 선대 회장이 복지재단과 장학재단은 설립해 운영해 오다가 서 회장이 처음으로 사재를 털어 공익재단을 설립해 선대 회장의 代를 이어 재단 설립에 나선 상황.

이번 재단설립도 서 선대 회장이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고 서 회장 자신도 어린시절 TV만화영화 ‘아톰’을 보며 과학에 대한 흥미를 느낀 게 지금의 과학재단 설립으로 이어졌다. 국내 기초과학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에서 이번 ‘서경배 과학재단’ 설립은 기초과학 분야에 있어 기술 수준을 향상시키는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싱크대 주방의 혁명을 이룬 한샘의 조창걸 명예회장 역시 사회 환원 차원으로 사재를 털어 여시제재與時齋) 재단법인을 설립했다. 여시재는 신(新)문명 사회를 탐구하는 집 의미로 재단이 설립된 목적이다.

조 명예회장은 ‘싱크 탱크’를 넘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 탱크’를 표방하고자 창업당시 부터 이런 꿈을 키워왔다. 마침내 그 꿈은 여시재 재단 설립으로 이뤄졌다. 여시재 재단은 동북아 중심의 시대가 올 때 더 나은 세계를 열기 위해 정책과 인재양성을 준비하고 ‘산업 사회 문명을 넘어 미래 신문명을 창조하고 싶다’는 뜻을 이루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이한 점은 조 명예회장은 여시재 재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재단의 독립성을 위해서 다른 재단에서 맡았던 이사진 자리에 빠졌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해 3월 한샘 주식 60만주 시가 1000억원 상당을 출연했다. 추후 200만주를 출연하면 4400억원 상당이 재단 재원으로 쓰인다.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은 지난해 8월 후손들을 위해 가장 큰 선물이 통일이라는 생각에 전 재산 2천억원을 통일운동 펀드에 기부하겠다. 당시 재계와 정치권에선 이 명예회장의 전 재산의 사회 환원 소식을 듣고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범사례라고 평가했다. 그 만큼 전 재산을 사회 환원에 사용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에서 손에 꼽힐만한 사례다. 이 명예회장은 1995년 대구 지하철 공사현장 폭발사고 때 유가족 성금과 피해복구를 위해 써달라고 200억원을 기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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