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금융기관을 청와대 자회사 취급하지 않고서야”

최근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한국증권금융의 신임 감사로 선임됐다. 금융관련 경력이 전무함에도 고위직에 앉은 만큼, 본격적으로 자리가 비는 ‘알짜배기’ 자리들에 올해 말부터 낙하산이 본격적으로 투입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종료되고,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임기도 역시 12월 말에 종료된다. KB국민은행장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겸직하고 있지만, 조만간 자리가 분리돼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의 임기도 내년 3월까지다.
현재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인사들 중에 가장 논란이 되는 인사는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다. KB국민은행장 자리에 현 전 수석이 ‘낙하산’으로 들어갈 거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지난 6월 청와대 정무수석에서 물러난 현 전 수석은 최근 친박핵심인 윤상현·최경환 의원과 함께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한 녹취록이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되며, 거센 비판을 받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현 전 수석은 과거 주택은행에서 근무하면서, 주택은행 노조위원장을 지낸 바 있으나 은행 경영 경력은 전무하다.
KB국민은행은 이미 지난 4월 금융권과 전혀 인연이 없는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감사로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아, 금융노조와 야당에서 강력 반발하는 등 파장이 일기도 했었다.
또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신청했던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기업은행장 내정설이 돌고 있다. 현재 도는 ‘낙하산’ 내정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관치금융' 논란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금융노조는 이같은 내정설과 관련, “금융기관을 청와대 자회사 취급하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금융노조는 1일 성명을 통해 “박근혜 정권 관치금융의 핵심 몸통들을 한꺼번에 낙하산 은행장으로 내려보낸다는 소문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금융노조는 현기환 전 수석에 대해선 “정무수석으로 재임하면서 박 대통령의 ‘심기 호위무사’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며 여당 야당 가릴 것 없이 물어뜯었던 짧디짧은 단견(短見)의 행동대장이 국내 최대 은행장 자리를 권력의 힘으로 꿰차려는 것은 금융산업 전체를 욕보이는 것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또 정찬우 전 부위원장에 대해선 “박근혜 정권 출범과 함께 그가 금융위 부위원장에 임명된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재임시절 정치권 연줄을 뒷배로 잡고 금융위를 흔드는 통에 ‘위원장 위의 부위원장’이라는 평가가 파다했고, KB금융지주 회장과 증권거래소 이사장 등 여러 금융권 인사에 마당발 압력을 행사하면서 금융기관들의 원성을 한 몸에 받았다”면서 “악질 중의 악질 인사”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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