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신뢰 우선 실적은 아이폰7 흥행여부에 따라 달라질 듯
지난달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해머스타일 볼룸에서 열린 언팩에서 처음 선보인 삼성전자의 야심작 갤럭시노트7이 베일을 벗으면서 행사장을 찾은 글로벌 미디어와 파트너 등은 연일 호평을 쏟아냈다.
오는 7일 애플의 아이폰7이 전작과 별과 진전된 것이 없이 출시될 예정이라는 소식에 갤럭시노트7이 올 하반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점령할 것이라는 낙관론까지 나왔다.
◆흥행돌풍에 배터리 폭발 악재 침통한 삼성

새롭게 선보인 홍채인식 기능 기술과 보안기능과 방수방진 기능 등 혁신 제품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두잇서베이가 전국 20~50대 남녀 4,049명을 대상으로 ‘갤럭시 노트7 구매의향 및 통신사 선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전체 응답자의 44.2%가 1년 내 갤럭시노트7 구매 의향을 드러낼 정도로 사전 판매예약 돌풍이 이어지는 등 없어서 못팔 정도로 구매 열기가 식을 줄 몰랐다.
주가도 이에 화답하듯 연일 최고치 경신을 이어가면서 3분기 삼성전자 실적에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경쟁작인 아이폰7이 나와도 걱정 없다는 업계 전망 등 돌발 변수가 없는 한 하반기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천하가 될법했다.
하지만 이런 전망은 구매한 고객 일부에서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사건이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갔다. 당초 폭발된 제품에 한해 교체한다는 방침에서 내부적으로 전량 리콜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삼성전자 내부는 긴박하게 움직였다.
상반기 갤럭시S7 흥행으로 삼성전자 실적을 이끌었던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은 지난 2일 태평로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배터리 공급사와 함께 불량 가능성이 있는 물량을 특정하기 위한 정밀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나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며 “구입시기와 관계없이 갤럭시노트7을 신제품으로 교환하기로 결정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31일 이동통신 3사에 제품 공급을 중지했다. 지난달 19일 국내 출시 이후 공급물량이 딸릴 정도로 흥행을 이어간 갤럭시노트7이 아이폰7 출시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악재를 만난 터라 하반기 시장 선점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고동진 사장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 내내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하반기 시장 선점으로 ‘연타석 홈런’을 기대했던 무선사업부는 무거운 분위기다. 일단 삼성전자는 눈앞의 실적보단 고객의 신뢰를 선택해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 하는 전략 카드를 썼다.
신제품으로 교환 발표 이후 휴일에도 삼성전자서비스센터를 열고 갤럭시노트7 점검에 나섰다. 고객들은 갤럭시노트7 배터리 점검을 위한 발길이 이어졌으며, 제품에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 문의가 잇따랐다. 삼성전자서비스센터를 취재한 결과 고객 전담센터 반을 가동 신속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적은 지역은 30~40건 정도 유동인구가 많은 종로나 신도림지역은 하루 평균 80~90건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며 “신제품 교환 발표 이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신뢰 선택했지만 애플 반격 기회
업계는 삼성전자의 선택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자 안전에 최우선을 뒀다는 소비자들의 마음에 각인을 시켰다는 점에서 시장 회복에 긍정적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배터리를 공급한 삼성전자SDI는 직격탄을 맞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에 삼성SDI 배터리 장착을 잠정 중단키로 결정했다. 배터리 폭발이 삼성전자SDI의 배터리로 판명나면서 최소 수천억원 에서 최대 2조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되는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배터리 사용 중단으로 인한 갤럭시노트7 생산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SDI와 중국 ATL 등 두 곳으로 부터 갤럭시노트7 배터리를 공급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로 우선 삼성전자는 생산 차질을 최소화 하고자 중국업체에 배터리 주문량을 늘리고 배터리 공급 회사 한곳을 추가할 전망이다.
이번 삼성전자의 리콜 조치로 애플과 LG전자에 기회가 찾아오면서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이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치열한 경쟁구도로 흘러갈 전망이다. 일단 삼성전자의 최대 라이벌인 애플은 하반기 전략에 숨통이 틔웠다는 점에서 마케팅 등 전략 수정에 나설 전망이다.
애플 아이폰7의 경우 전작과 다를 바 없어 기대감이 반감된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약점을 최대한 부각하는 한편, 자사의 제품 배터리 성능과 안전성에 무게를 두고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애플의 아이폰7이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보다 나아진 측면이 없는데 이번 리콜 사태로 수혜를 입을 것이 예상된다”며 “아이폰7 출시 이후 시장 반응에 따라 올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이폰7에 듀얼카메라와 방수기능이 외에는 혁신적인 기능이 없어 시장의 반응이 좋지 않았지만 갤럭시노트7 리콜 여파가 아이폰7 출시와 맞물렸다는 점에서 애플에는 호재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7일(현지시각)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에서 팀쿡 애플CEO의 입에 IT업계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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