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비밀감옥 억류 자체가 고문행위"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미 중앙정보국(CIA)이 테러 용의자들을 해외 비밀감옥에 수감해왔다는 사실을 공식 시인했다.이번 공식 시인은 부시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서 "9·11테러 주모자인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 등 알 카에다 요원 14명이 CIA에 의해 관타나모 수용소에 이송되었다"고 언급하면서 이루어졌다. 또한 부시 대통령은 관타나모 수용소뿐 아니라 2001년부터 다른 수감시설들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타나모는 쿠바 동부에 위치한 해안도시로, 1903년 미국-에스파냐전쟁 이후 미 해병대 기지가 설치되어 있다. 지금도 미군 및 군속·가족 3천 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지난 7월 데오어토 미 법무관은 관타나모 미군기지 내 테러 용의로 수감된 이들이 450명선이며 총 1천 여명의 포로 및 테러 용의자가 각지의 미국 수감시설에 갇혀 있다고 말해, CIA 비밀감옥의 존재를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이번 공식 시인은 부시 대통령이 테러용의자들을 특별군사법정에서 재판하도록 하고, 전범 혐의로 기소된 미군들을 보호하는 규정을 담은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발표한 뒤 나온 것이다.
이날 연설에서도 부시 대통령은 "CIA 비밀감옥에 억류돼 있는 테러범들로부터 중요한 정보를 확보했다"고 해당 조치를 정당화했으나, 이들로부터 확보한 '중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6월 특별군사법정이 테러용의자의 재판을 담당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미 연방고등법원 역시 테러용의자들이 '굴욕적이고 모욕적인 처우'를 금하는 제네바 협약에 따라 보호되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백악관은 제네바 협약이 모호하다고 주장하며, 독자적인 수감 규정과 대체신문기법의 내용을 담은 야전교범을 지난 6일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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