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 영업이익 남기는 한전의 ‘성과급 잔치’, 하반기 영업이익 더 폭증할 듯

이런 누진제 덕분인지, 한국전력은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전력은 11조3476억원의 영업이익을 누렸다. 올해 상반기에도 지난해보다 46% 증가한 6조3097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남겼다. 올 여름에 사상최악의 폭염이 있었던 만큼, 하반기 한전 영업이익은 더욱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면서 ‘누진제 폭탄’에 신음하고 있는 시민들의 거센 공분을 사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의 눈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전은 직원들 상대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겠다고 밝혀, 시민들의 공분을 부채질하고 있다.
22일 한전과 국회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한전은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A등급을 받음에 따라 조만간 직원 1인당 평균 2천만원에 가까운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6월 발표된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한전은 지난 2011년 이후 5년만에 A등급(S~E등급 순)을 받았기 때문이다. 임원급은 S등급을 받으면 기본급의 110%를, A등급은 100%, B등급은 50%, C등급은 30%의 성과급을 받는다. 한전은 지난해 B등급을 받았을 당시에도 직원 1인당 평균 748만3천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바 있다.
한전 측은 이같은 성과급 잔치가 ‘누진제 폭탄’과는 관련없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이를 이해할 시민들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전 출자회사의 ‘성과급 잔치’도 논란으로 떠올랐다.
18일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의 출자회사인 켑코우데는 지난 2011년 설립 이후 2년간 임원진에게는 기본연봉의 100%, 직원에게는 연봉월액의 460%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하지만 켑코우데는 그동안 저조한 경영성과를 올리는 데 그쳤다. 한전이 출자회사에 대한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이해할 수 없는’ 산자부의 궤변 퍼레이드
한국전력을 산하공공기관으로 두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줄곧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을 펴며, 줄곧 누진제를 고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지난달 9일 김용래 산자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누진제는 소위 말하는 저소득층에 대한 배려 문제가 있기 때문에 누진제를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각도 다양하다”면서 뜬금없이 저소득층을 앞세워 누진제를 고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또 같은날 채희봉 산자부 에너지자원실장도 브리핑에서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할 경우, 전기소비량이 적은 가구의 부담만 늘리는 효과를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1%를 위한 부자감세와 같다”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주택용 요금은 원가 이하로 공급하고 있으며, 산업용의 원가는 더 들고 있다”고까지 강변하기도 했다.

채 실장은 여기서 더 나아가 정부를 적극 감싸며 "에어컨을 '합리적으로' 사용할 때도 요금 폭탄이 생긴다는 말은 과장됐다. 벽걸이형 에어컨은 하루 8시간, 거실 스탠드형은 하루 4시간 사용할 경우 월 요금이 10만원을 넘지 않는 구조“라며 국민을 나무라기까지 하다 여론의 거센 공분을 사기도 했다.
결국 산자부와 한전이 누진제 폐지나 전면 개편에 나서지 않고서는 끓어오르는 시민들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가 없다. 특히 겨울철엔 가정에서 전기장판이나 전기난로를 쓰다가 살인적인 요금폭탄을 맞는 이들이 많은 만큼, 반드시 겨울 전에는 전면적으로 개선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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