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매일유업·CJ그룹 인수전 엇갈린 행보 왜
[M&A]매일유업·CJ그룹 인수전 엇갈린 행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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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 통해 시너지 효과 관건 여부에 갈려
▲ 한국맥도날드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CJ그룹은 일찌감치 발을 빼면서 현재 칼라일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매일유업이 유리한 국면을 맞았다. CJ그룹은 동양매직 본입찰 마감전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공시해 인수전에서 철수했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CJ그룹과 매일유업이 인수전에 엇갈린 행보를 이어갔다. 매일유업은 우유업계가 성장 정체기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른 사업분야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CJ그룹 역시 성장동력 확보차원에서 인수합병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따라서 두 그룹은 인수전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시장에선 전망했다.

이에 한국맥도날드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CJ그룹은 일찌감치 발을 빼면서 현재 칼라일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매일유업이 유리한 국면을 맞았다. 반면 CJ그룹은 한국맥도날드 외에도 강력한 인수후보 중 하나였던 동양매직 인수전 본입찰 마감 전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공시 하면서 하반기 대어로 점쳐진 인수·합병 시장에서 철수했다.

CJ그룹 KG그룹-NHN엔터 컨소시엄, 칼라일-매일유업 컨소시엄 3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됐던 한국맥도날드 인수전은 CJ그룹, KG그룹-NHN엔터 컨소시엄이 발을 빼면서 당초 흥행을 예상했던 기대와는 다르게 시들해지면서 칼라일-매일유업이 단독 협상자로 남게 됐다. 시장에선 CJ그룹과 칼라일-매일유업이 한판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CJ그룹이 가장 먼저 발을 빼면서 흥행에 찬물을 끼얹었다. 시장에선 매각대금으로 5000억원대로 알려졌지만 맥도날드측에서 최소 5000억원 이상 원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유력후보들이 중도 포기를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맥도날드가 매물로 나올 당시만 하더라도 CJ그룹이 뛰어들면서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리고 매일유업이 칼라일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막차를 타면서 외식사업 경험을 갖고 있는 CJ그룹과 매일유업간 ‘쩐의 전쟁’이 불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맥도날드에 대한 매력가치가 그다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CJ그룹이 먼저 발을 뺐고, KG그룹-NHN엔터 컨소시엄 역시 원하는 매각대금 등 조건이 맞지 않아 포기를 선언했다. 따라서 칼리일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매일유업이 한국맥도날드 인수 올인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J그룹, 동양매직 인수도 발 빼 빈손
▲ CJ오쇼핑을 비롯해 현대백화점, SK네특웍스 3파전으로 예상했지만 CJ오쇼핑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공시했고 현대백화점 역시 참여하지 않는다. SK네특웍스를 비롯 4개업체가 본입찰에 참여한다.     ⓒ동양매직 BI
당초 CJ그룹은 한국맥도날드 인수에 발을 담그면서 CJ푸드빌과 사업 연계성을 감안 유력한 인수후보자로 낙점됐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경영공백 상태가 빚어지면서 인수·합병 시장에서 고비를 못 넘고 잇단 고배를 마셨다. 이 회장의 경영공백에 따른 후유증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으로 인수 시장에 발을 담그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이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복권되면서 인수·합병 시장에 큰 손으로 돌아왔다. 5000억원 상당의 한국맥도날드 매물에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업계선 인수 의지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동양매직 매물이 나오자 오히려 동양매직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CJ그룹은 코웨이 인수전에 뛰어들 정도로 렌탈사업에 관심이 높았고, CJ오쇼핑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는 등 한국맥도날드보다 유리한 측면이 많았다. 특히 생활가전 렌탈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매력적인 것으로 파악했다.

한국맥도날드 인수 매각대금으로 3천억원 정도 예상했지만 5천억원 정도로 매각대금이 높고 로열티 지급 등 인수조건이 CJ그룹이 생각한 것과 차이가 나 인수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도 동양매직 인수에 올 인할 것으로 여겨졌다. 이에 지난 14일 맥도날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특히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곳이 KG그룹-NHN엔터 컨소시엄, 칼라일-매일유업 컨소시엄 외엔 대기업들이 참여하지 않은 것도 한국맥도날드 인수 매력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27일 동양매직 인수전 본입찰이 진행된 가운데 당초 CJ그룹 계열사인 CJ오쇼핑을 비롯해 현대백화점, SK네특웍스 등 6개 업체가 경쟁 중으로 CJ오쇼핑을 비롯해 현대백화점, SK네특웍스 3파전으로 예상했지만 CJ그룹이 본실사를 진행한 결과 본입찰 마감 전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공시하면서 CJ그룹은 두 곳 인수전에 모두 철수했다.

◆매일유업 한국맥도날드 실적이 인수 관건
▲ 현재 매일유업은 커피 전문점 풀바셋 등 외식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맥도날드 인수는 외식사업 확장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우유 소비가 줄어들면서 우유업계의 성장성이 정체기에 접어들자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업 다각화를 위한 ‘외도 현상’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우유 제품 하나로만 성장을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 우유업계는 우유와 연관된 제품을 출시하면서 성장의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고민은 매일유업도 마찬가지였다. 상반기 매출 1위를 차지한 매일유업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한국맥도날드 인수는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여기고 인수전에 참여했다. 특히 매일유업이 2007년 김정완 부회장의 지시로 외식사업부를 신설하고 본격적으로 외식사업에 뛰어들어 꾸준한 투자를 진행했지만 현재 커피 전문점 풀바셋 등 외식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맥도날드 인수는 외식사업 확장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유, 치즈 등 유제품을 맥도날드에 공급하고 있어 사업 연계성이 높다는 점과 김선희 대표가 직접 입찰제안 발표를 했을 정도로 맥도날드 인수 의지가 강하다. 칼라일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만큼 매일유업은 2천억~3천억원 안팎의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한국맥도날드가 2014년 매출 6857억원 영업이익 207억원, 당기순이익 24억을 올린 이후 지난해 매출은 7083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22억원으로 급감했고, 당기순이익은 13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시장 가치만 따지면 매력적인 매물은 아니지만 맥도날드 영업 노하우와 430여개 매장을 갖췄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가 매겨졌다.

매일유업이 인수한다면 최대 관건은 맥도날드측에 로열티를 지급하면서 이익을 올릴 수 있을지 여부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맥도날드를 인수하면 수직 계열화가 가능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지만 로열티 지급 여부에 따라 실적의 희비가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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