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2기 KT ‘남중수 號’에 시련의 계절이 온 것일까. 최근 업계에서 KT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종합적인 멘트는 ‘무기력증에 빠진 KT...’ 각종 사업에서 ‘딱히’ 두드러진 진척을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이윤을 창출하지 못한다면 결과적으로 내수시장의 불황을 부채질 할 뿐만 아니라 대외 신인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빵’으로 일관하던 지난 1년간의 모습에서 ‘공격적’으로 선회하라는 업계의 질책이 가슴에 와 닿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이용경 전 사장에 이어 취임한 남중수 KT사장. 이제 만 1년이 넘어선 지금 그의 모습은 어쩌면 아직까지 ‘업무파악’이 덜 된 ‘경력사원’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연간 1천억원 정도의 수준으로 전체 매출의 1% 내외인 KT의 위성사업은, 이번 무궁화 5호의 경우 제작비가 1천500억여 원이 들어갔으니 기존 매출 추이를 고려할 때 1년 반 정도 후면 흑자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나...
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한’ 요소
문제는 현재까지 무궁화 2-3호가 개발된 당시 누적적자의 폭이 심각하다는데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적자는 2천581억원에 달했다.
다시 말하자면 이번 무궁화 5호에 투입된 예산까지 포함 했을 때, 4천여 억 원 정도의 누적적자가 발생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누적적자는 사업의 활성화와 시장의 확대를 등에 업는다면 그것에 힘입어 흑자로 전환 될 경우 예상치 못한 큰 매출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현재 ‘KT위성’의 모습은 그러한 상황을 짐작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먼저 국내 상황으로 돌아가 보자.
현재 위성 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 TU 등은 가입자 성장이 더디고, 1만원이 넘는 월 이용료 부담으로 회원들이 이탈하고 있는 상황. 지상파DMB는 이용자수는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광고시장이 월 2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진을 겪고 있다.
2005년 1월부터 시작한 위성DMB의 회원수는 올해 1월 42만명에서 현재 71만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위성DMB사업자인 TU미디어는 미소를 짓지 못하고 있다.
현재 위성DMB폰의 판매가 100만대를 돌파한 것을 감안한다면 2개월 의무가입이 끝난 이용자의 30% 이상이 서비스를 해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TU미디어는 “가입자가 250만명을 넘어서야 손익분기점이 된다”고 밝히고 있지만 지금의 더딘 증가세로는 목표 달성이 힘겨울 전망이다.
이런 부진은 월 1만3천원인 이용료 때문. 현재 지상파TV가 방송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매달 1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데 이용자들이 저항을 느끼고 있다. TU미디어는 지난해 각종 투자로 인해 964억8천675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올해 역시 수백억원대 적자가 불가피 한 상황.
지상파DMB는 더 난항이다.
현재까지 지상파DMB의 단말기는 매달 20만대 현재까지 150만대이상(위성DMB 70만대의 두배)이 팔렸음에도 불구하고 6개의 지상파DMB사업자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위성DMB와는 달리 지상파DMB는 광고수입이 전부다. 그러나 하루 평균 30분정도 시청하는데 어느 회사가 광고수입을 높게 책정하느냐 이거다.
지상파DMB특위에 따르면 이들 6개 사업자가 서비스 개시 후 7개월간 올린 광고 매출은 모두 합해 9억2천950만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2월까지는 광고가 전무했다. 3월부터 7월까지 사업자당 평균 1억5천만여원을 광고로 벌어들인 셈이다.
반면 이들이 연말까지 투자해야 하는 금액은 1천266억원에 달한다.
현재까지 얼마나 투자했는지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평균을 내면 사업자당 150억원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단계란 점을 무시하면 100원 투자해 1원을 번 셈이다.
이러한 적자를 거둔 위급한 상황에서 결국 유원미디어는 지난달 말 ‘유원라디오’ 방송을 전면 중단했다. 수익모델 부재로 지상파DMB 서비스 확대 전망도 불투명하다.
업계에서는 일단 올해 말로 예정됐던 서비스 전국 확대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KT의 한 관계자는 “국내의 시장 상황상 이윤창출이 힘들었다.”고 전한 뒤 “동남아 쪽으로 눈을 돌려 수익률 개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국민들 누구나 알고 있듯이 ‘대한민국’은 ‘IT’강국이다. 거기에 시장 규모를 고려했을 때 신 제품에 대한 ‘시연장’으로 활용하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며, 승패는 여기서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에서 새던 ‘바가지’ 나가면?
그러나 ‘KT위성’은 이미 국내에서는 시장성을 상실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국내에서 발을 빼고 해외로 진출해서 매출 증가를 노려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아 보인다.
‘대한민국 IT산업’의 대표주자인 ‘KT’가 짊어진 책임감은 단지 민영화가 얼마 안 된 한 대기업의 ‘그것’만은 아니다. 지금처럼 힘든 경제 상황에 국민들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것과 미래의 성장동력인 국가경쟁력의 ‘기로’에 서 있다는 위기의식으로 다시금 조직 내부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