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고승은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와 딸 신유미씨 모녀가 롯데일가 중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사실상 지배하는 회사로, 서씨 모녀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경영권 분쟁의 향배를 가를 키를 쥘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 등에서 확보한 자료를 통해 서씨 모녀가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6.8% 보유한 것으로 파악했다. 서씨 모녀를 포함한 총수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모두 13.3%였다.
 
검찰이 롯데일가의 비리를 수사하며 파악한 롯데 총수 일가의 일본롯데홀딩스 지분은 서씨 모녀 6.8%,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현재 구속기소) 3.0%,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1.6%,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1.4%, 신격호 총괄회장 0.4% 등으로 구성됐다. 롯데 측이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1%의 가치를 1천억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는 만큼, 서씨 모녀가 보유한 지분은 약 7천억원대 규모로 보인다.
 
이 외 나머지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임원지주회(6.0%)등이 보유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1997년 지분의 3.6% 가량을 주당 50엔(약 500원)의 액면가로 서씨 모녀에게 양도했고, 2005~2006년에도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3.21%의 지분을 추가로 넘긴 바 있다. 경영을 맡고 있는 자신의 자녀들보다 서씨 모녀에게 10년 이상 훨씬 많은 지분을 몰아준 것은 아주 의외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그동안 일본에 머물고 있는 서씨에 여러 차례 자진입국을 요청했으나 계속 불응하고 있다. 검찰은 서 씨를 불구속했으며, 서 씨가 끝내 입국하지 않을 경우 소환 조사 없이 곧바로 재판에 넘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딸 신유미씨는 일본인 남편을 따라 국적을 바꿔 수사 대상에서 빠진 상태다.
 
1970년대 수많은 영화에 출연했던 서미경씨는 지난 1977년 1회 미스롯데로 선발된 뒤, 롯데껌 광고등에 출연하며 스타 대열에 올랐으나 최절정을 달리던 1981년 돌연 연예계를 떠났다. 이후 1983년 신 총괄회장과의 사이에서 딸 신유미씨를 출산했다. 신 총괄회장과 법적 부부관계는 아니나 사실상의 부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