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연립내각 구성 협상이 타결됐다.
팔레스타인의 양대 정치세력인 파타당 당수 마흐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과 원내 제1당인 하마스의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는 지난 10일(현지시각) 가자 지구에서 회담을 열고 연립내각 구성안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압바스 수반의 대변인 나빌 아부 르데네 보좌관은 연립내각을 출범시키기 위해 향후 48시간 내에 하마스 주도의 기존 내각을 해산하고 새로운 내각을 구성할 총리를 지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기 총리 역시 하니야 현 총리가 지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파타당과 압바스는 당초 요르단 강 서안과 가자 지구에 독립국가 건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영토 관련 유엔 결의안 수용, 이스라엘 영토 내 폭력 종식, 평화 정착을 위한 아랍 이니시어티브 수용을 원칙으로 놓고 협상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요르단 강 서안지역에서의 전면 철수와 동예루살렘 점령지의 포기를 전제로 하는 연립내각의 원칙을 거부한 바 있다. 따라서 연립내각이 출범하더라도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당장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파타당과 하마스의 합의안에 이스라엘 인정 여부가 어떻게 결정되었는지도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하마스는 회담 후에도 “이스라엘의 적법성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당은 지난 6월에도 이스라엘 인정 여부 때문에 연립내각 출범을 잠정 합의했다가 일정이 연기되었다.
압바스 수반의 측근 사이브 에레카트 의원은 세부 내용은 추후 확정되어야 한다며, 세부 내용이 국제 사회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여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에 온건한 입장인 파타당이 팔레스타인 연립내각에 참여하면 하마스를 고립했던 미국 주도의 압박 조치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지난 3월 하마스 내각이 이스라엘 인정, 무력저항 포기, 평화협정 준수의 3가지 요구를 거부하자 팔레스타인 원조를 전면 중단한 바 있다.
현재 팔레스타인 공무원 16만 여명의 임금이 체불된 상태이며, 일부 공무원들은 이에 항의해 최근 파업에 들어갔다.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던 하마스가 연립내각의 출범에 합의한 것은 파업과 경제 파탄이 배경이 되었으리라는 추측이다.
또한 영국 블레어 총리도 지난 10일 라말라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를 방문해, 아바스 수반과 회담을 갖고 이스라엘 올메르트 총리와의 정상회담 약속을 받아냈다. 이 자리에서 블레어 총리는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을 인정하고 무력 저항을 포기하도록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