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청년창업재단 설립, 3일만에 심사 마쳐"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설립, 3일만에 심사 마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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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과정서도 허위·조작 의혹 제기, 은청단 “재단 설립,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강화 차원” 해명
▲ 은행연합회 소속 은행들과 금융공기업들 20곳이 돈을 각출해 설립한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모금 과정과 재단설립 과정 전반이 의혹투성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은청단 측은 이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고승은 기자]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하 은청단)과 관련, 설립허가 신청 시 제출된 자료에 허위 및 조작의 정황이 다수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재단은 MB정권 말기인 2012년 5월, 은행연합회 소속 은행과 금융공기업들 총 20곳(현재는 합병으로 18개 기관으로 조정)이 4천억원을 각출해 만들었다. 해당 재단의 일부 기금이 MB와 박근혜 대통령의 친인척 관련 회사에 투자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7일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설립 등 기본현황> 자료에 따르면, 재단설립추진단(TFT)은 2012년 5월 18일 창립총회와 창립이사회를 개최한 뒤, 같은 날 재단설립 신청서 및 첨부서류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금융위원회는 주말을 제외하고 3일만에 심사를 마친 뒤,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설립을 신속하게 허가했다. 재단 심사에 통상 20여일이 소요되는 것에 비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또 재단 측이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창립총회 회의록에는 참석했다고 기명 날인한 재단 이사장 및 이사는 8명이나, 이중 5인은 소속돼 있던 기관에 확인한 결과 은청단 관련 외부 출장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창립총회 참석자 명단상의 날인과 의결서상의 날인 등을 대조해보니 불일치한 날인이 대거 발견됐고, 창립총회 회의록에 첨부된 의결서의 팩스 송신날짜가 소속기관마다 서로 달랐다. 또 재단이 지정기부금 단체로 지정받을 당시 금융위원회가 재단을 기획재정부에 기부금단체로 추천하는 문서에는 금융위원장의 날인도 찍혀 있지 않았다.
 
게다가 재단 설립 이후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등은 매년 소속 직원 1명씩 재단에 파견을 보내고 있었다. 재단설립 이후에도 공공기관과 국책은행이 재단운영에 개입했다는 것이다.
 
김해영 의원은 “은청단이 금융권에 수천억을 모금한 과정과 재단설립 과정 전반이 의혹 투성이”라며 “국책은행 및 금융공공기관 근무자가 민간재단에 장기간 지속적으로 파견나간 이유가 무엇인지도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초 재단은 청년창업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설립됐지만, 현재 출연금의 절반 정도는 은행 예치금으로 잠자고 있는데다 진행 중인 투자사업은 박근혜 정부의 ‘성장사다리펀드’에 자금을 대고 있었다.
 
은청단 측은 이같은 의혹 제기와 관련, 해명자료를 통해 “재단의 출연금은 2011년 당시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 강화 방향의 일환으로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강화 차원에서 결정된 사항”이라면서 “은행권을 압박해 돈을 끌어모았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또 기명날인한 인사들이 외부출장이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재단 설립 당시 이사진의 일정을 감안한 조치였다”면서 “이사진에 안건 사전 송부 이후 의결서에 직인을 받아 이루어진 것이다. 법률적·관행적으로 가능하다는 자문에 따른 것”이라며 허위·조작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직원 파견문제와 관련해선 “재단이 수행할 보증·투자업무에 대해 공공기관 및 국책은행의 업무 전문성 활용 및 재단운영에 관한 인건비 절감을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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