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고승은 기자] 시중은행의 대출 심사 강화 이후 자금을 빌리지 못한 국내 중소기업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제2금융권 등 비은행금융기관을 많이 찾는 등 ‘풍선효과’가 심화되고 있었다. 이같은 풍선효과가 심화될 경우, 가계부채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 또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 높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도산할 우려도 있는 만큼, 정부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9일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기준 국내 중소기업의 비은행 기관대출금 잔액은 72조1천634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7조8천171억원보다 24.8%(14조3천463억원) 급증한 것이다.
 
기관별로는 상호금융에서 빌린 대출금 잔액(33조4천957억원)이 가장 많았으며, 상호저축은행(21조9천488억원), 새마을금고(6조6천777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8월 기준으로 상호저축은행의 기업 자금 대출 가중 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7.8%로 시중 은행보다 4.5%p 높아 대출시 상당한 이자 부담이 있다. 그러나 가계부채 폭증 문제 때문에 시중은행의 대출을 옥죄고 있는 정부가 제2금융권까지 대출 심사를 깐깐하게 할 전망이라, 대출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비은행 대출금 잔액 격차도 커지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대기업의 비은행 대출금 잔액은 16조6천814억원으로 중소기업의 4분의 1 수준도 되지 않는다. 대기업도 대출금 잔액이 늘어나고 있지만, 폭증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비해선 자금 압박이 그닥 심하지는 않다. 이처럼 제2금융권을 찾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재무 건전성은 더욱 악화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