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공장 증설이후 매출 제자리, 꼬꼬면 전철 되밟나

이러한 허니버터칩의 유행으로 자연스럽게 감자칩 외의 다른 식품에도 ‘허니버터맛’이 자리잡게 됐다.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이사는 지난해 10월 <허니버터칩의 비밀>이라는 책을 내면서 허니버터칩의 성공을 자찬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맛이 좋아서’ 품절되는 것이 아닌 의도적으로 물량을 줄이는 ‘품귀 마케팅’을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받았다.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 품귀 현상 이후,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지난 5월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에 제2공장을 설립했다. 그러면서 매출도 비례해 쑥쑥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해태 측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품귀 현상이 여전한 허니버터칩 공급에 숨통이 트였다”며 “풀 가동되면 허니버터칩 공급량은 1일 1만5천 박스에서 3만 박스로, 월 생산량도 75억원에서 150억원으로 두 배가 된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공장 증설로 단숨에 연 매출 2,000억 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브랜드로 올라설 것”이라면서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공장 설립 이후 허니버터칩을 대형마트 등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5개월이 지난 지금,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문막 공장 설립 이후 매출이 월 3억원 안팎 증가하는데 그쳤다. 허니버터칩 종전 매출이 소비자가격 기준으로 월 75억원이었던 만큼 증설 후 월 판매 규모는 78억원 안팎인 셈이다. 연간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936억원으로 1천억원에 못 미치고 있다.
시장에서도 허니버터칩 판매는 감소 추세다. 일례로 A편의점의 경우 지난달 허니버터칩 월 매출은 지난해 6월에 비해 43%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결국 열풍이 지난 뒤에 공장을 증설했다가 낭패를 보고 있는 셈이다. 과거 허니버터칩처럼 시장에 ‘하얀라면 국물’ 돌풍을 일으켰던 꼬꼬면이 생산라인 증설과 함께 판매량이 급감했던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제과업계가 ‘허니버터칩’ 맛을 가미한 과자들을 따라서 출시한 데 이어, 더욱 다양한 맛을 가미한 감자칩들을 내놓고 있는 점도 허니버터칩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오리온은 올해 '스윙칩 간장치킨맛' '포카칩 구운김맛'을 비롯, GS25와의 협력을 통해 '스윙칩 오모리 김치찌개맛‘ 등을 선보였다. 농심도 올해 '포테토칩 짜왕맛', '포테토칩 맛짬뽕맛' ‘포테토칩 바나나킥맛’ 등을 내놓았다.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 수요 감소로 인한 공장 가동률 하락을 최근 출시한 ‘허니더블칩’ ‘참기름 생생칩’ 생산 등으로 대체할 전망이다. 결국 장수하는 과자는 ‘마케팅’ 보다는 ‘맛과 품질’에서 나온다는 소비자들의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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