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야권이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맞아 24일 ‘최순실 게이트’ 관련한 압박수위를 한층 높였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좌순실-우병우’를 합해 ‘우순실’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우순실로는 국정이 한발짝도 못 나간다. 대한민국의 민생 위기 속에 혼용무도의 정국이 계속되고 있다”며 “시정연설에선 총체적 국정실패와 무능, 불법과 반칙으로 대한민국을 농단한 권력형 측근비리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하는 게 마땅하다”고 박 대통령을 몰아세웠다.
 
추 대표는 이어 “최순실 씨를 (해외에서) 불러들이는 것은 박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엄정한 처벌이 박 대통령의 진심이라면 해외에서 종적을 감춘 최 씨를 불러들여 검찰수사를 제대로 받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국민이 공감하는 해법이 나오길 바란다”며 “대통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면 야당은 적극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도 같은 날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최근 박 대통령의 ‘최순실 의혹’ 관련 해명 발언을 꼬집어 “최순실 모녀를 해외로 도피시켜놓고 대통령께선 자금 유형에 대해 수사를 하라며 사실상 검찰에 수사 지시를,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의당은 아예 이날 오전 시정연설차 국회를 방문한 박 대통령을 겨냥해 심상정 대표는 물론 소속 의원 6인이 모두 ‘(백남기) 부검 대신 특검!’, ‘비리게이트 규명’ 등이 적힌 손피켓을 꺼내들고 본회의장에서 ‘최순실게이트’에 대한 해명을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는데, 여기에 무소속 김종훈, 윤종오 의원도 정의당처럼 손피켓을 내걸고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내내 항의 시위에 함께 했다.
 
이런 가운데 여권 내에서도 비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마치 야권처럼 ‘최순실게이트’에 대해 박 대통령에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강석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지율 하락 현상이, 대다수 지역과 전 계층에서 나타나는 것 같다”며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관련 각종 의혹제기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뿐 아니라 강 최고위원은 직접 청와대를 겨냥 “청와대 관계자들은 별 문제 없다는 듯이 얘기하고 있다”며 “청와대의 이런 태도가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같은 당 오신환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지금은 (최순실) 의혹이라기보다 혐의 단계로 발전돼 있는 것 같다”며 “검찰이 지금 수사 중에 있는데 좀 더 적극적으로 밝히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오 의원은 “검찰이 명백한 사실을 밝히지 못하면 국민적인 의혹들은 또다시 더 증폭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검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만약 검찰 수사 결과가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특검을 통해서라도 더 명백한 사실입증이 필요하다”고 야당의 주장과 같은 ‘특검 도입’까지 거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