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속 기소 뒤 사과 기자회견, 준법경영위원회 신설 등 쇄신안 발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 볼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수사를 받은 점을 사과하며 쇄신안을 발표했다.
신 회장은 우선 준법경영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의 직속으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구조로, 그룹과 계열사의 준법경영 체제를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로는 법률적 전문성을 가진 법조계인사를 우선 영입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경영철학과 전략을 바꾸겠다는 뜻도 밝혔다. 롯데그룹은 2020년까지 매출 200조원을 달성하고 아시아 톱10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뜻으로 외형 성장에만 치중하던 것을, 사회와 산업 생태계를 고려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 관계자는 “조직내로는 직원들의 복지와 기대치를 향상시키고, 외부적으로는 협력업체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치를 향상시킬 것이다. 사회 가치공헌을 통해 내외부의 평판을 높여가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아울러 순환출자 해소를 통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 검찰수사로 중단된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 그동안 컨트롤타워역할을 해오던 정책본부 축소 재편 등의 방침도 밝혔다. 특히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단히 핵심적인 과제라는 게 롯데그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롯데그룹 관계자는 세븐일레븐과 롯데정보통신 등의 상장 추진도 검토중에 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그러면서 “향후 5년간 40조원을 투자하고 7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 또한 3년동안 1만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라며 투자·고용 확대 방침도 밝혔다.
신 회장의 이날 사과는 지난해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으로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사과한 이후 1년 2개월만이다.
앞서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롯데그룹은 지난 6월부터 10월초까지 4개월간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를 받은 바 있다. 검찰은 지난 19일 신동빈 회장을 1700억원대 횡령 빛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 외에도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서미경 씨 등 총수일가를 포함, 롯데그룹 관계자 24명이 기소됐다.
그러나 수년간 꾸준히 논란이 돼 왔던 제2롯데월드 인허가 특혜 의혹 등, MB정부와의 각종 유착 의혹에 대해선 다가가지도 못해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지적이 대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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