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악재에 ‘한미약품 사태’까지 겹쳐

3분기 실적 외에도 기술수출 계약 파기 및 신약임상실험 중단 등 악재가 겹치면서 제약업계 4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울 전망이다.
◆유한·녹십자·한미 영업익↓…종근당 매출·순익↑
유한양행, 녹십자, 한미약품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두자릿수 이상 감소했다. 각사 자료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61.5% 감소폭이 가장 컸고, 녹십자가 28.2%, 유한양행은 28% 순으로 뒤를 이었다.
업계는 R&D비용이 증가한 것이 영업이익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게 큰 이유라는 분석이다. 유한양행은 전년 동기대비 13.8% 증가한 232억원을 투입했고, 신제품 출시에 따른 광고비 지출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녹십자 역시 효율적인 판매관리비 집행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비해 39% 증가한 300억원을 지출해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한미약품도 R&D비용에 426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한미약품은 지난해 3분기 베링거인겔하임의 라이선스 계약금 약 500억원이 유입 되면서 역기저효과로 인해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영업이익 하락 외에도 유한양행, 녹십자는 당기순이익 역시 큰 폭으로 뒷걸음질쳤다. 녹십자는 당기순이익 229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579억원)대비 60.4% 줄었다. 일동제약 주식 처분으로 일회성 이익이 반영됐던 작년 3분기 대비 역기저효과가 나타났다는 게 녹십자측의 설명이다. 다만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전 분기대비 각각 43.9%, 35.7% 증가해 4분기 전망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유한양행은 당기순이익 46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281억원)대비 83.6% 줄었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올바이오파마 주식 처분에 따라 발생한 차액 203억원이 지난해 3분기 순이익에 반영됨에 따른 역기저효과 탓과 달러 약세에 따른 환차익으로 수출액이 줄어든 점이 당기순이익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유한양행과 녹십자는 매출에 있어선 전년 동기대비 및 전 분기대비 각각 두자릿수, 한자릿수 이상 증가하면서 4분기 매출 전망은 밝은 편이다. 녹십자는 일부 이월된 독감백신 국내 매출이 4분기에 반영되고 주력인 혈액제제 및 전문의약품 부문의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한양행 역시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의 판매량이 늘고 있어 매출 1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당기순이익에서 흑자전환으로 돌아섰다. 다만 매출은 18.1% 감소해 역성장했다. 국내영업에서 복합제의 고른 성장과 신제품 ‘한미탐스’등 판매량이 는 반면 북경한미약품(중국 현지법인) 매출이 약가인하 정책 등 외부요인으로 매출이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
반면 종근당은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양호한 실적을 거둬 나머지 3개 제약업체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종근당이 실적 호조세를 이어간 것은 올해 초 다국적 제약사 MSD의 대형 품목의 판권 확보와 주력 제품 매출이 늘면서 실적 호조에 영향을 줬다. MSD가 올 초 ‘자누비아 시리즈’와 고지혈증 치료제 '바이토린', '아토젯' 등 5개 품목의 판권을 대웅제약에서 종근당으로 넘긴 것과 대웅제약이 판매해 오던 이탈파마코의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글리아티린'의 국내 판권도 종근당이 가져오면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신장을 이끌었다.

◆악재 겹쳐 4분기 전망 ‘우울’…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기대
제약업계 빅4 중 종근당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가 실적이 부진하면서 4분기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제약업계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기술수출 계약 파기 및 신약임상실험 중단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유한양행은 2009년에 공동개발 및 상업화를 위해 (주)엔솔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퇴행성디스크치료제(YH14618)의 임상2상 결과에서 위약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하여 임상 중단을 결정했다.
녹십자는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을 중단했다. 임상 기간을 2~3년 정도로 예상했지만 희귀질환이 특성상 신규 환자 모집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미국 임상 실험 중단을 결정했다.
한미약품도 베링거인겔하임과 지난해 7월 맺은 내성표적 폐암신약 ‘올무티닙’(HM61713)계약이 파기되면서 718억원 수익을 내는데 그쳤다. 계약종료일은 다음날 11일이다.
이처럼 신약 개발에 있어 임상 중단 소식 및 수출 계약 파기 등 제약업계에 연이은 악재로 제약업계는 침울한 분위기다. 거기다 3분기 실적까지 부진에 빠지면서 4분기 전망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되면 제약업계에 훈풍이 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한미약품 공시 사태’로 인해 제약업계가 위축됐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되면 제약업계가 기지개를 펼 것으로 기대해 4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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