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美기지 빈집철거 사실상 완료
평택美기지 빈집철거 사실상 완료
  • 김윤재
  • 승인 2006.09.13 18: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찰 원천봉쇄..주민등 큰 대항 못해
평택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 빈집철거 작업이 13일 오전부터 전격적으로 단행돼 전체 철거대상 가옥의 82%를 철거했다. 경찰과 국방부는 주민보다 월등히 많은 경찰력과 철거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해 주민들의 가옥접근을 원천 봉쇄, 별다른 주민의 저항을 받지 않고 이날 오후 2시 20분께 철거작업을 종료, 빈집 철거작업을 사실상 완료했다. 국방부와 경찰은 '금주중 철거를 단행하겠다'고 말한 지 이틀만인 13일 오전 7시를 기해 철거용역 직원 400여 명과 굴착기 10대 등 중장비를 동원해 대추리와 도두리에서 빈집철거를 시작했다. 철거대상 지역은 대추리(43곳), 도두리(38곳), 동창.내리(9곳) 등 4개 마을이지만 경찰은 철거할 빈집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대추리와 도두리 지역을 집중적으로 철거하기 시작했다. 애초 이주를 완료한 전체 빈집이 130가구지만 철거에 반대하거나 범대위 회원 등이 살고 있는 40가구는 이번 철거대상에서 제외했다. 경찰은 이날 새벽 16개 중대 1만 5천여 명의 경찰력을 동원, 철거대상 마을에 속속 집결시킨 뒤 오전 7시부터 본격적인 철거에 나섰다. 철거작업은 경찰이 빈집 주변을 에워싸 주민들의 접근을 차단하면 용역 인력들이 집 안으로 들어가 가재도구를 밖으로 들어낸 뒤 굴착기로 집을 부수는 방식으로 순식간에 이뤄졌다. 경찰과 철거용역인력은 이런 방식으로 철거를 시작한 지 7시간 만인 오후 2시를 넘겨 전체 철거대상 가옥의 82%인 74채에 대한 철거를 완료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체로 순조롭게 철거작업이 진행돼 만족스럽다"며 "오늘 하지 못한 빈집에 대한 철거는 추후 상황을 보아 가며 순차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철거가 임박해오자 마을 주민들과 범대위 회원 등 300여 명은 철거대상 가옥 옥상에 올라가거나 거리시위를 벌이며 철거에 맞섰다. 일부 주민들은 도로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기도 하고 굴착기가 들어오는 길목에 트랙터를 세워놓고 맞서기도 했지만 자신들보다 월등히 숫자가 많은 경찰과 철거용역 인력에 밀려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했다. 마을에 있던 주민과 범대위 회원들은 망루와 지붕 위에 올라가 '강제철거 중단하라', '평택미군기지 이전 전면 재협상하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저항했지만 대부분 경찰과 용역인력에 의해 끌어 내려졌다. 그러나 문정현 범대위 공동대표가 빈집 지붕에 올라가 철거를 저지하는 등 대추리 주민 26명이 빈집 10곳에서 밧줄로 서로 몸을 묶은 채 경찰 및 철거용역과 계속 대치했다. 이날 철거과정에서 범대위 회원과 주민 등 6명이 다쳐 평택 굿모닝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부상이 가벼워 모두 귀가했고, 경찰관과 전경 등 3명도 경상을 입었다. 이밖에 대추리 진입로인 원정삼거리 주변에서 대추리 진입을 시도하던 한총련 학생과 시민단체 회원 등 2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