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회장, 재단 모금에 ‘침묵’…정권 눈치 보나
허창수 회장, 재단 모금에 ‘침묵’…정권 눈치 보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계열사 동원 42억 출현
▲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 설립 및 자금 모집에 관해 허창수 GS그룹 회장 입에 주목하고 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GS그룹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한 모금을 주도한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경련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허창수 GS그룹 회장 입에 주목하고 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것에 대해 ‘말 못할 사정이 있지 않느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전경련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등 ‘전경련 해체론’이 들끓은 상황임에도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은 아직까지 없다. 특히 GS그룹은 모금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허 회장이 난처한 상황에 놓였음에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재단 자금 출현 정권 눈치 보기?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현한 기업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면서 GS그룹도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허창수 회장은 GS그룹뿐만 아니라 전경련 회장까지 맡고 있어 재단 모금에 먼저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가시지 않고 있다. GS그룹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각각 26억원, 16억원 총 42억원을 출현했다. 모금 액수는 재계 7번째 규모다.

모금에 참여하기 위해 동원된 계열사만 GS칼텍스, GS홈쇼핑, GS건설, GS파워, GS리테일, GS EPS, GS글로벌, GS이앤알 등 8개로 명단에 오른 그룹 중 가장 많다. 때문에 허 회장이 다수의 계열사를 동원, 모금 출현의 선봉장에 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GS그룹 계열사 관계자는 “두 재단에 대한 자금 출연 과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아는 것도, 언급할 내용도 없다”고 밝혔다.
▲ GS그룹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각각 26억원, 16억원 총 42억원을 출현했다. 모금 액수는 재계 7번째 규모다. 모금에 참여하기 위해 동원된 계열사만 GS칼텍스, GS홈쇼핑, GS건설, GS파워, GS리테일, GS EPS, GS글로벌, GS이앤알 등 8개사다. 사진/시사포커스DB

하지만 SK, 롯데에 이어 삼성그룹이 검찰 소환 조사까지 받고 있는 상황에서 GS그룹 역시 검찰 수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긴장하고 있다. 허 회장과 전경련은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된 상태다.

재계 7위인 GS그룹이 그동안 재계에서 보여준 행동은 조용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 모금 출현에 8개 계열사까지 동원해 적극적 모금에 참여한 것을 두고 박근혜 정권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한 행동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몇몇 그룹은 이 같은 의혹이 일고 있다. 2013년 청와대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퇴진을 요구한 녹음파일 내용이 공개됐다. 이미경 부회장이 박 대통령의 눈 밖에 난 행동을 한 것으로 인해 경영 퇴진 압박을 받은 것으로 일각에선 보고 있다. tvN 프로그램  ‘SNL 코리아’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방송을 내보내 심기를 건드렸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역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난 것도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실소유주인 더블루K와 업무 제휴를 맺은 스위스 건설회사 ‘누슬리’에 평창 올림픽 사업을 맡기는 것에 반대해 정권 눈 밖에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허 회장이 전경련의 수장으로서 두 재단에 대한 자금지원을 반대하는 불만을 표출했다간 GS그룹에 피해가 갈 수 있다고 판단, 어쩔 수 없이 8개 계열사를 동원 모금 참여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경련 해체론에 속 타는 허 회장
한편, 허 회장이 검찰 조사 대상에 포함될 지 여부도 관심사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안종범 전 수석의 지시를 받아 두 재단 설립과 모금에 나섰다고 진술했다. 진술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 전경련이 청와대 지시로 모금에 나섰는지 전경련 자체서 모금에 나선 것인지 궁금증으로 남아있다. 검찰에서 밝혀질 내용이다.
▲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 모금 출현에 8개 계열사까지 동원해 적극적 모금에 참여한 것을 두고 박근혜 정권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한 행동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뉴시스

이 일과 관련 허 회장은 어떠한 해명이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는 지적이 재계서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이 대기업의 재단 모금 과정을 진두지휘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허 회장이 직접 책임은 없다지만 조직의 수장으로 책임 회피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전경련이 이번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선 수장인 허 회장의 전향적인 모습이 필요하다”며 “묵묵부답 일관하기 보단 어떤 입장이라도 내놓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국민들이 재계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최순실 게이트’에 그룹의 자금이 동원됐다는 사실에 정경유착이라는 꼬리표가 붙고 있다. 전경련이 주도적으로 진행한 상황에서 허 회장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또한 GS그룹을 보는 시선도 그렇다.

허창수 회장은 지난달 2016년 4분기 GS임원모임에서 “경영성과가 아무리 좋더라도 윤리경영에 실패하면 한 순간에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잃게 되고 기업의 존망이 위태롭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며 윤리경영 강화를 강조했다. 전경련이 두 재단의 자금 모집책으로 전락한 사태에서 각 그룹뿐 아니라 GS그룹 역시 자금을 지원했다는 점에서 윤리경영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인다. 허창수 회장은 일련의 사태에 입을 열 수 있을까. 허 회장의 입이 주목되는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