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업체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 출연, 누가 선정되든 ‘뒷말’ 무성할 듯

이같은 어수선한 정국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달 있을 관세청의 면세점 특허 심사를 앞두고도 재계는 긴장 중인 모습이다. 현재 입찰 제안서를 낸 업체는 롯데와 HDC신라(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현대백화점, 신세계, SK네트웍스 등이다.
그런데 이번 시내면세점에 입찰한 그룹 대부분이 직·간접적으로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막대한 기부금을 내 좌불안석이다.
롯데는 계열사인 롯데면세점을 통해 미르재단에 28억원, 롯데케미칼을 통해 17억원을 K스포츠재단에 출연했다. SK도 계열사인 SK하이닉스를 통해 미르재단에 68억, SK텔레콤과 SK종합화학을 통해 K스포츠재단에 43억원을 출연했다. 롯데그룹은 총 45억원, SK그룹은 111억원을 두 재단에 냈다.
롯데그룹은 면세점 특허를 얻으면, 지난 6월 사업권종료로 문을 닫은 월드타워점을 재개장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지난달 국정감사에선 롯데가 성주 롯데골프장을 사드 배치지로 내주고 재단에 45억원을 낸 것과 관련, 그 대가로 신동빈 회장 불구속과 함께 면세점 특혜(월드타워점 재개장)를 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K스포츠재단은 앞서 롯데그룹에 추가기부를 요구해 70억원을 더 받았다가, 검찰의 롯데 압수수색을 앞두고 돌려주기도 했다.

모그룹인 삼성이 두 재단에 204억 원을 출연한 호텔신라도 좌불안석이다. 아울러 삼성은 최순실-정유라 모녀에 35억원을 추가로 송금한 정황과 함께,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 정 씨가 출전하는 마장마술 분야에 삼성이 186억 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운 점도 드러났다.
이마트 등을 통해 5억원을 출연한 신세계도 역시 좌불안석이다. 현대백화점만 신청업체들 중 유일하게 기부금을 내지 않은 상태다.
업체들은 출연금이 면세점 특혜와는 관련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업체가 특허권을 쟁취하더라도 뒷말이 무성할 전망이다.
또 최순실 씨 일당이 대기업의 ‘팔목’을 비틀어 돈을 ‘뜯어냈다’는 말들도 나오지만, 대기업을 과연 피해자로 지칭할 수 있을 지에는 강한 의문이 제기된다. 거액을 낸 대신에, 무언가 다른 대가를 받지 않았냐는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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