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포츠재단-롯데 3개월간 기부금 ‘줄다리기’
K스포츠재단-롯데 3개월간 기부금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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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70억 기부했다가 검찰 수사 임박 시점에 돌려받아
▲ 롯데그룹이 K스포츠재단에 70억을 냈다가 돌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돈을 돌려받은 시점은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임박한 시점이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고승은 기자] 롯데그룹이 K스포츠재단에 70억을 냈다가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이나 기부액을 깎기 위해 협상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롯데는 신동빈-신동주 형제 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임박한 상황이었다. 검찰 수사로 궁지에 몰린 롯데 측의 처지를 이용해 돈을 받아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K스포츠재단은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단행(6월 10일 개시)하기 직전인 5월 말경 받은 70억을 돌려줬다.
 
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과 이석환 대외협력단 CSR(기업사회적책임)팀장(상무)가 지난 3월 K스포츠재단과 첫 접촉을 가졌다, K스포츠재단은 과거부터 “엘리트 스포츠 육성을 위해 제안할 일이 있다”며 롯데에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3월 17일 정현식 K스포츠재단 전 사무총장 등이 직접 서울 소공동 롯데 정책본부 사무실을 찾았다.
 
K스포츠재단 측은 당시 롯데그룹에 “대한체육회가 소유한 하남 땅에 엘리트 스포츠, 특히 배드민턴·승마 등 비인기 종목을 육성하기 위한 시설을 지으려는데 땅은 우리가 마련할테니 건축 비용을 롯데가 내줬으면 좋겠다”며 75억원을 요구했다.
 
롯데 측은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K스포츠재단은 70억 원을 수정 제시했으나 롯데는 절반인 35억원만 부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K스포츠재단은 최순실 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 씨를 협상 테이블에 보내는 등 롯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이 시점에서 청와대가 직접 신동빈 회장 등에 협조를 요청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롯데 측은 롯데케미칼 등 6개 계열사에서 70억원을 분담해 K스포츠재단에 송금했다. 이미 롯데그룹은 롯데면세점을 통해 미르재단에 28억원, 롯데케미칼을 통해 K스포츠재단에 17억원을 낸 상태였다.
 
하지만 송금 약 열흘 만에 K스포츠재단은 롯데가 줬던70억 원을 다시 되돌려줬다. K스포츠재단은 자세한 설명없이 ‘부지 확보가 어려워졌다’며 반납했다는 게 롯데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최순실씨 측이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이 임박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사후를 염려해 서둘러 반납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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