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 ‘여의도 텔레토비’ ‘변호인’ ‘다보스포럼’…이미경 부회장 靑에 ‘미운털’ 박혔나

이미경 부회장은 지난 2014년 10월 해외로 출국한 뒤, 현재까지 2년 넘게 국내 땅을 밟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CJ가 제작한 영화나 개그프로의 시사풍자 코너 등이 박근혜 정권의 ‘심기’를 건드려 ‘보복’을 당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당초 이 부회장은 CJ엔터테이먼트를 만들고 CJ E&M을 실질적으로 경영해왔으나, 이 때 경영일선에서 손을 뗐다.
앞서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CJ는 케이블방송 계열사인 'tvN'을 통해 시사풍자 프로그램인 ‘여의도 텔레토비’를 방영했다. 당시 출연자들은 ‘텔레토비’ 등장인물에 대선 주자들을 빗대 풍자했다. MB정부 이후 시사코미디가 설 자리를 잃고 있을 무렵에 방영된 만큼,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같은 CJ 측의 행보가 청와대에게 ‘미운털’이 박혔다는 것이며, 압박을 받은 이후 정부 입맛에 맞춘 콘텐츠를 잇달아 내놓았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 관련 청와대의 사퇴 압박 파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7일 “마치 조폭 영화를 보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헌법정신과 시장경제의 질서마저 허물어뜨린 만행"이라며 "박근혜 정권을 용납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라고 질타한 뒤, "창조경제, 기업이 마음껏 뛰노는 나라 등 화려한 수사만 앞세운 채 대기업 삥 뜯기도 모자라 기업의 경영에까지 좌지우지한 박근혜 정권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도 “CJ가 방송채널 개그프로에서 대통령을 희화화한 것이 문제가 됐다고 하니 유신공주라는 말이 맞긴 맞나보다"라며 박 대통령을 힐난했다.
◆ “청와대는 늘 불편해했다”
청와대의 이 부회장 퇴진 압박과 관련해선, 지난 2014년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 한국의 밤 행사가 결정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동진 평론가는 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아마 '한국의 밤' 행사에 주인공으로 가수 싸이와 이미경 부회장이 부각이 됐었던 것 같다"며 "그 주변의 문고리 3인방이라든가 등등 주변 인사들이 과잉충성이 이루어지던 때에 아마 이런 일들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추정했다.

오 평론가는 이어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 특히 CJ가 운영하는 케이블 채널 중 SNL 같은 프로그램들 보면 풍자 코미디프로그램이잖나. 2012년 대선정국에서 대선후보들을 패러디했던 그런 코너다. 이건 현직 대통령뿐만 아니라 전현직 대통령들을 다 대상으로 했던 건데 어쨌든 그런 부분들이 (청와대는)늘 불편했었다”라고 지적했다.
◆ “이재현 회장 ‘특사’ 갈망이 많았다”
청와대의 압박 후에, CJ가 제작하는 영화 성향은 대거 바뀌었다. 오동진 평론가는 “다 바뀌었다. CJ만 바뀐게 아니다. ‘변호인’을 만든 투자배급사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도 그 이후 ‘연평해전’ 만들었다”면서 “영화계에선 보험을 든다는 표현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J가 영화 ‘국제시장’을 만들고 그 다음에 ‘인천상륙작전’을 만들었다”라며 박근혜 정권에 보조를 맞추는 영화를 잇달아 만들었음을 설명했다.
나아가 “그 이후에도 최근까지 인천상륙작전 등등을 만들면서 영화계에서는 CJ엔터테인먼트가 일단은 이재현 회장의 석방에 대한 갈망이 굉장히 많았고 현 정권과 어떻게든 거리를 좁히겠다는 의지가 굉장히 작동하고 있다, 이런 얘기들이 많았다. NEW도 사실은 그전에 ‘변호인’을 만들고 나서 ‘연평해전’을 만들어서 그 이전의 성향들을 많이 희석화시키는 노력들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 나아가 “NEW 대표의 장인이 예전에 ‘민중의 지식인’을 쓴 한완상 선생(전 통일부총리, 전 교육부총리)이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변호인 만들고 나서 그런 정서적인 어떤 경영상에 있어서도 그런 심리적 압박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먼저 <연평해전>을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얘기들이 많이 나돌았다”고 덧붙였다.

또 CJ가 2014년 말 최순실씨의 최측근인 차은택씨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K-컬처밸리‘ 사업에 1조4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CJ가 정권 코드에 너무 맞추려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한편,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4개월간 수감생활을 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올해 광복절에 특별사면 복권됐다. 올해 재벌 총수로서는 유일하게 특사를 받았다. CJ측으로선 겉으로는 정부에 고개를 숙였지만, 총수가 석방됨에 따라 ‘챙길 건 챙겼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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